‘심판 욕해도 징계없는 KBO’ 마차도 항의, 1경기 출장정지

입력 2019-06-18 09:41

미국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매니 마차도(27)가 심판 판정에 거칠게 항의하다. 퇴장을 당했다.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한발 더 나아가 18일(한국시간) 마차도에 1경기 출장정지와 벌금 징계를 내렸다고 밝혔다. 벌금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마차도는 지난 16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서 5회초 1사 1루 상황에 콜로라도 선발 투수 헤르만 마르케스에 루킹 삼진을 당했다.

삼진을 당한 후 마차도는 빌 웰케 주심에 강력하게 항의했고, 웰케 주심은 퇴장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마차도는 머리에 쓰고 있던 헬멧과 들고있던 방망이를 모두 집어던지며 화를 냈다. MLB 사무국은 마차도의 항의가 거칠었고, 심판과 신체 접촉까지 있었다면서 징계를 내렸다.

지난 겨울 자유계약선수(FA)가 된 마차도는 샌디에이고와 계약기간 10년, 총액 3억달러(약 3560억원)에 계약했다. 계약 첫 해인 올해 타율 0.261 13홈런 39타점으로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두산 베어스 오재원(34)도 지난 9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심판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 당했다.

두산이 0-4로 뒤진 8회말 1사 후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선 오재원은 1볼2스트라이크에서 에릭 요키시의 4구째가 바깥쪽으로 들어오는 것을 서서 지켜봤다. 권영철 구심은 삼진을 선언했다.

이에 오재원은 홈 플레이트를 방망이로 긋는 등 스트라이크 판정에 강하게 항의했다. 권영철 구심이 퇴장 명령을 내렸지만, 오재원은 항의를 멈추지 않았다. KBO리그에서 올 시즌 퇴장은 10번째다. 선수 퇴장은 7번째다.

지난해 4월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한화 이용규는 7회말 2사 1루 상황에서 삼진을 당했다. 이용규는 구심을 향해 욕설과 함께 불만을 표시했다. 물론 퇴장이다. 그러나 추가 징계는 없었다. 엄중 경고라는 엄포만 날렸다.

야구 규칙 8항을 보면 “스트라이크·볼 판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려고 선수가 수비 위치 또는 베이스를 이탈하거나 감독이나 코치가 벤치 또는 코치석을 떠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되어 있다. 또 “투구 판정에 이의를 제기하기 위하여 본루 쪽으로 오면 경고를 하고 경고에도 불구하고 계속 다가오면 경기에서 퇴장시킨다“고 적혀 있다. 퇴장 조치까지는 맞다.

야구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 규정을 보면 심판 또는 리그 비방에 대한 제재가 적혀 있다. 1회 발생시에는 출장정지 10경기 이상, 2회 발생시에는 출장정지 20경기 이상,제재금 500만원, 유소년 봉사활동 40시간, 그리고 3회 발생시에는 출장정지 50경기 이상, 제재금 1000만원, 봉사활동 80시간을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심판의 볼·스트라이크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을 당해도 추가 제재를 받는 선수는 거의 없다. 앞서 이용규처럼 욕설을 해도 마찬가지다.

최근 볼·스트라이크 판정에 대한 선수와 팬들의 불만이 커져가고 있다. TV 화면을 통해 리플레이해보면 엉뚱한 볼·스트라이크 판정이 내려지는 경우를 자주 본다. 비디오 판독까지 거친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다. 심판진 스스로의 판정에 떳떳하다면, 도전 행위에 대해 과감한 징계를 하는 게 맞다. 그렇지 못한 데는 심판진 스스로의 판정이 신뢰감을 주지 못하고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