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이 든 성배’ 첼시 사령탑, 다음은 램파드?

입력 2019-06-17 20:00 수정 2019-06-17 20:00
게티이미지

잉글랜드 첼시가 새 감독 찾기에 나섰다. 부임 1년 만에 이탈리아 유벤투스로 떠난 마우리시오 사리 감독의 후임자를 물색해야 한다. 선수단의 태업과 항명 등 의혹이 끊이질 않던 시즌을 보낸 사리 감독은 이탈리아 유벤투스로 떠났다.

첼시는 유독 선수단의 입김이 센 팀으로 평가된다. 최근 10년간 감독대행을 포함해 12명의 사령탑이 팀을 스쳐 갔다. 평균적으로 한 명의 재임 기간이 1년도 채 되지 않는 셈이다. 지휘봉을 잡았던 대부분의 사령탑이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했다. 그야 말로 ‘독이 든 성배’라 불린다.

최근 지휘했던 3명의 감독 역시 다르지 않다. 주제 무리뉴는 4년의 연장계약을 한 지 반년 만에 시즌 중 경질됐고, 안토니오 콘테는 계약 기간보다 1년 앞서 팀을 떠났다. 사리도 구단과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종료했다. 이들 모두 선수단과 불화설에 시달리며 라커룸을 장악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선수 영입 금지 징계까지 받았다. 내년 1월 겨울 이적시장까지 선수 보강이 불가능하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했지만 판결이 뒤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설상가상으로 그간 팀을 이끌던 주축 미드필더 에덴 아자르까지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로 떠났다. 아자르는 첼시 중원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전력구상을 다시 해야 한다는 얘기다. 첼시의 새로운 감독이 떠안게 될 짐이 꽤 무거운 셈이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지목되는 이는 프랭크 램파드다. 램파드는 감독 부임 1년 차 만에 더비 카운티를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승격 플레이오프까지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다. 무엇보다 2001년부터 2014년까지 13년간 첼시의 유니폼을 입고 활약했다. 팀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다.

이 부분에서 램파드가 차기 감독으로 부임해주길 기대하는 목소리가 크다. 이전 감독들과 다르게 라커룸 장악은 확실하게 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감독 이전에 구단 역사를 통틀어 최고로 꼽히는 선수이기 때문에 반기를 들 수 있는 선수가 나오기 어렵다. 추가적인 선수 영입을 할 수 없는 만큼 팀을 잘 알고 있어야 하는데, 램파드는 여기서도 이점을 지니고 있다. 다만 초짜 감독이라는 부족한 경험 때문에 우려하는 시선도 적잖다.

현재까지 분위기로 봤을 때 램파드가 첼시의 지휘봉을 잡을 가능성은 높게 평가될 수밖에 없다. 팀의 전설과도 같은 존재인 램파드가 감독으로 복귀할 수 있을지는 곧 알 수 있을 전망이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