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효준, 39경기 1위…구승민 35G’ 등판 잦은 6점대 필승조

입력 2019-06-17 17:36 수정 2019-06-17 17:45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16일 사직 경기다. 6-2로 앞선 8회초 롯데 필승조 고효준(36)이 마운드에 올랐다. 프레스턴 터커-최형우-류승현으로 이어지는 KIA 좌타자 라인을 막기 위한 등판이다.

터커와는 5구 승부 끝에 2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그러나 최형우에겐 좌익수 왼쪽 2루타를 허용했다. 류승현에겐 중견수 방향 안타를 허용하며 1실점한 뒤 손승락(37)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내려갔다.

고효준은 올해 39경기에 출전했다. KBO리그 투수 중 최다 출장이다. 롯데가 치른 70경기 중 39경기에 나왔으니 55.7% 출전 비율이다. 144게임으로 환산하면 80경기 출전이다. 지난해 43경기 출전은 훌쩍 뛰어넘을 듯하다. 2010년 개인 최다 출전인 51경기도 가뿐하게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결과는 좋지 않다. 32.1이닝 동안 35개의 안타를 맞았다. 피안타율이 0.285다. 볼넷은 20개를 허용했다. 폭투는 6개를 허용했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1.70이나 된다. 22실점했다. 평균자책점은 6.12다. 1.5이닝 동안 보통 1개의 안타와 볼넷 1개 정도를 내주며 1실점한 뒤 내려간다는 수치가 나온다.

좌타자를 주로 상대하지만 피안타율은 0.271로 높다. 오히려 우타자 16개보다 많은 19개의 안타를 허용했다. 폭투 역시 좌타자일 때 4개로 우타자일 때 2개보다 많다. 좌타자 스페셜리스트가 맞는지 의문이 들게하는 대목이다.

마무리 투수 구승민(29)도 올해 35차례 마운드에 올라 리그 공동 5위에 올라 있다. 롯데 경기의 절반이다. 이날 8회초 2사 만루 상황에서 올라와 최원준을 유격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위기를 잘 넘기는 듯했다.

8회말 4득점하며 10-3으로 크게 앞선 9회초 다시 마운드에 등장했다. 이명기에 안타를 내준 뒤 백용환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깨끗한 정리를 원했던 팬들에겐 또 한번 실망을 안겨주는 순간이었다. 이날 세이브를 추가해 1승 3패 2세이브 5홀드를 기록하게 됐다. 평균자책점은 6.19로 올라갔다.

순서가 바뀌어 고효준과 구승민 사이에 등판했던 손승락(37)마저 좋지 못한 모습을 연출했다. 이창진을 중견수 플라이로 잘 잡아냈지만, 김선빈에겐 안타를 허용했다. 2사 1,2루 상황에서 신범수의 타석 때 우려했던 폭투가 나왔다. 신범수마저 볼넷으로 내보낸 뒤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지난 13일 어이없는 베이스 커버 미스로 패전 투수가 된 뒤 2경기 연속 부진이다.

롯데는 선발 투수 서준원(19)과 장시환(32)의 호투로 연승의 기반을 다졌다. 이제는 불펜 차례다. 특히 필승조가 제 자리를 잡지 못한다면, 또다시 연패에 빠질 수 있다. 필패조라는 비난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좀더 집중력 있는 승부가 요구된다. 물론 제구력은 필수다.

또한 너무 잦은 등판은 경기력 저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홀드와 세이브 요건이 아니더라도 이들을 무조건 내세울 수밖에 없는 롯데의 어두운 현실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