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수 줄어 안타깝습니다”…출근길 총장에게 발전기금 전달한 70대 경비원

입력 2019-06-17 16:27 수정 2019-06-17 16:29
김선재(오른쪽) 배재대 총장이 17일 대학 발전기금을 쾌척한 경비원 조동주 씨에게 음료수를 전달하고 있다. 배재대 제공

3년 간 모은 적금을 대학 발전기금으로 쾌척한 70대 경비원이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7일 대전 배재대에 따르면 이 대학 정문 안내실에서 근무하는 경비원 조동주(73)씨가 이날 오전 출근길 김선재 배재대 총장에게 대학 발전기금 500만원을 전달했다. 지난 3년 간 적금을 부어 마련한 값진 돈이다.

조 씨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의 어려운 형편때문에 기부를 결심했다. 30여 년 간 슈퍼마켓을 운영한 뒤 대학으로 일터를 옮긴 그는 지난 2003년부터 16년 간 대학의 발전상을 지켜봤다.

조 씨는 “학령인구가 줄며 대학이 어렵다는 뉴스가 심심찮게 들려온다”며 “최근 10년 새 유학생도, 한국 학생도 급감해 발전기금을 기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학생 감소를 가장 크게 체감하는 순간은 매일 등·하굣길이다. 특히 대학 전체 공간을 매일 7차례 순찰할 때에도 학생 수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절감한다.

조 씨는 “예전에는 비를 맞고 가는 학생들이 있어서 주인 없는 우산을 많이 가져다놨는데, 요즘엔 그런 학생들도 줄어든 것 같다”며 “학생이 많이 찾는 대학을 만들겠다는 김 총장의 의견에 적극 동의한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출근길 뜻밖의 선물을 받고 놀랐지만 대학을 사랑하는 조 선생님의 마음에 탄복했다”며 “대학 발전의 큰 뜻을 받아 중부권 최고의 교육중심 대학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