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인천시장 붉은수돗물 사태 19일만에 공식 사과

입력 2019-06-17 10:43 수정 2019-06-17 11:16
17일 박남춘 인천시장(왼쪽 세번째) 등 시 고위관료가 기자회견장에 총출동해 붉은수돗물(녹물)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있다. 인천=정창교 기자


“수질기준으로 적합하니까 드셔도 된다고 한 시 공무원의 답변에 대해 시민들의 분노가 커 이물질 검출시 식수로 드시지 말라고 홍보하고 있습니다.”(김광용 인천시 기획조정실장)

“초기에는 붉은 수돗물이 나오는 학교에 생수보급을 했으나 급수차가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급수차를 요구하는 학교가 많아 16일 국방부에 요청해 800명 이상 식수인원이 되는 학교부터 급수차를 보내고 있습니다.”(박남춘 인천시장)

인천시는 17일 오전 10시쯤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박남춘 인천시장, 박준하 행정부시장, 허종식 균형발전정무부시장, 김광용 기획조정실장, 한태일 시민안전본부장이 총출동해 시민들에게 19일째 계속됨에 따라 붉은물(녹물)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이날 발표문을 통해 “2주 넘게 지속되고 있는 수돗물 피해로 얼마나 고통과 불편이 크냐”며 “시정을 책임지고 있는 시장으로서 너무나 참담한 마음이고,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박 시장은 이어 “다각도의 분석과 대처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쉽게 나아지지 않았고, 강화에서까지 피해의심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 서구, 중구 영종도, 강화군의 수돗물 피해 사태는 지난달 30일 상수도 수계전환 과정에서 비롯됐다.

기존에는 아무 문제없이 이뤄지던 단수 없는 수계전환 과정에서 수압 조절 문제로 전혀 예기치 못한 상황들이 발생하면서 체계적인 대응이 이루어지지 못해 이번 사태가 빚어졌다는 것이다.

시는 수돗물을 사용하는 식당 등을 기피하면서 손님의 발길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등 지역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나타남에 따라 100억원 규모의 특례보증을 통해 연 0.7% 이하의 이자로 최대 5년동안 2000만원을 신용으로 지원하기로 하는 등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

정부도 인천 녹물사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날 유은혜 교육부총리가 인천을 방문해 학교 급실 차질 현황 등을 보고받고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조명래 환경부장관은 이날 공촌정수장 현장을 점검하고 필요한 지원을 약속했다.

시관계자는 “행정안전부의 특별교부금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재원을 확보하기위해 재난관리기금 400억원, 상수도 예비비 1000억원, 일반회계 100억원, 특별조정교부금을 확보해 최소한의 보상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이물질이 나온 수돗물을 음용수로 사용해 식중독을 일으키거나 복통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있을 경우에 대비해 병원에 들어오는 환자들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영종도 주민들은 “2주째 계속되는 물비린내가 참기 힘들다”고 호소했다.

서구 너나들이검단검암맘, 검단총연합회, 인천서구평화복지연대는 전날 오후 집회를 통해 “지난달 30일부터 발생된 인천 서구 수돗물 적수사태가 수습은 커녕 더욱 확대되고 있다”며 “인천시와 정부의 무능을 성토했다.

일부 주민들은 붉은수돗물이 나오지 않는 친척집으로 피난을 가는 등 자체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30~40대 주부들은 “더운 날 아이들이 피부 가려움증을 호소하고 있어 생수를 사서 목욕을 시키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