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을 보는 벤투의 자세, ‘반짝’만으로는 NO

입력 2019-06-16 15:05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선수단이 16일 2019 폴란드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고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AP뉴시스

정정용호가 일궈낸 산물은 이제 벤투호의 자양분으로 축적될 차례다. 그러나 순간의 활약만으로는 부족하다. 소속팀에서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는 것이 먼저다. 그것이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이 내세우고 있는 분명한 철학이다.

정정용호가 아쉽게 결승전에서 고개를 숙였다.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2019 폴란드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축구 역사상 FIFA 주관대회에서 첫 결승진출을 이뤄낸 정정용호는 16일 폴란드 우츠 스타디움에서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우승컵을 두고 한판 대결을 펼쳤으나 1대 3으로 패배하며 아쉽게 고개를 숙였다.

벤투 감독도 이를 지켜보고 있다. 벤투 감독은 지난 10일 파주축구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파주NFC)에서 이란과의 친선전을 위한 사전기자회견 자리에서 U-20 월드컵을 지켜보고 있다며 격려와 응원을 보냈다. 새롭게 주목하게 된 U-20 대표팀 선수가 있느냐는 질문에도 답했다. “대회 시작 전부터 몇몇 선수는 관심을 갖고 봤다. 유심히 관찰한 선수는 대회가 끝난 뒤 소속팀에 가서 어떤 모습을 보일 지 주목하겠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대회에서의 반짝 활약만 놓고 보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A대표팀에 올릴지 판단하는 것은 소속팀에서의 활약을 좀 더 지켜본 다음”이라며 “단순히 대회 활약만 놓고 이 선수를 봐야겠다는 것보다 이전부터 주의 깊게 본 선수를 계속 관찰하겠다”라고 말했다.

축구 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이 10일 경기 파주시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시스

훈련에서 직접 검증한 선수만 기용하며 모험적인 카드보다 실리와 안정을 추구하는 벤투 감독의 팀 운영 방식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훈련과정에서 벤투 감독이 내세운 기준을 통과해야 경기에 나설 수 있다. 준우승에도 불구하고 골든볼을 차지하며 대회 최고의 스타로 거듭난 이강인 역시 예외는 아니다. 지난 3월 A매치 평가전에 소집됐으나 아직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다.

결국 벤투 감독이 가장 중요시하게 여기는 것은 조직력이다. 새로운 선수를 실험하기보다는 기존 선수들이 갖춘 정체성을 우선하겠다고 꾸준히 강조해 왔다. U-20 선수단이 귀담아들어야 할 내용이다.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김학범 사단’ 일원 중 이달 A매치에 승선한 이들은 와일드카드를 제외하면 단 6명뿐이다. U-20 월드컵에서의 활약만으로 A대표팀에 올리지 않겠다고 공언한 이상 정정용호 일원들 역시 소속팀에서 분명한 성과물이 필요하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