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역습에 무너진 한국, 준우승에 아쉬움 삼키다

입력 2019-06-16 03:07 수정 2019-06-16 03:51
16일(한국시간)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이재익(왼쪽)이 우크라이나 선수와 공을 경합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국제축구연맹(FIFA) 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일은 다음으로 미뤄졌다. 마지막 한 걸음이 부족했던 한국은 사상 첫 20세 이하(U-20) 월드컵 결승에서 무릎을 꿇고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은 16일(한국시간) 폴란드 우치에서 열린 2019 FIFA U-20 월드컵 우크라이나와의 결승전에서 1대 3으로 졌다. 한국은 이른 시간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었지만 이후 3골을 연이어 허용하며 역전패했다.

한국의 선제골은 측면에서의 연계 플레이로부터 시작됐다. 4강전에 이어 선발로 나온 김세윤이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돌파 중 상대 수비에 걸려 넘어졌다. 주심은 비디오판독(VAR)을 확인한 후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키커로 나선 이강인이 이를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앞서나갔다. 정정용 감독은 차분한 표정으로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들어올리며 만족을 나타냈다.

수비적으로 나오기 어렵게 된 우크라이나는 공세를 높였다.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맡은 세르히 불레차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공격을 전개했다. 점유율을 점차 높여간 우크라이나는 좌우 측면을 공략하며 만회 골을 노렸다. 한국 선수들은 몸싸움과 태클을 아끼지 않으며 공격을 차단했다.

계속해서 골문을 두드린 우크라이나는 결국 세트피스에서 득점을 만들었다. 전반 34분 프리킥 상황에서 블라디슬라프 수프리아하가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반 박자 빠른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세컨 볼에 대한 집중력이 느슨해진 순간을 우크라이나가 놓치지 않았다.

1-1로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간 이후에도 우크라이나는 주도권을 유지했다. 날카로운 크로스로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반면 한국은 패스 정확도가 떨어지며 좀처럼 공격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점유율은 6대 4까지 벌어졌다.

후반 시작과 함께 정 감독은 김세윤을 빼고 엄원상을 넣으며 공격을 강화했다. 추가 골을 통해 리드를 가져오겠다는 의도였다.

우크라이나 선수들이 16일(한국시간)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결승전에서 한국을 상대로 득점 후 세리머니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하지만 역전 골은 우크라이나의 몫이었다. 전반 7분 빠르게 역습하는 상황에서 공이 흘렀고, 뒷공간으로 파고들던 수프리아하가 이를 놓치지 않고 슈팅으로 연결하며 또다시 득점해냈다. 이광연 골키퍼가 몸을 날렸지만 손에 걸리지 않았다.

다급해진 한국은 롱패스를 상대 페널티박스 안으로 보내며 기회를 엿보았지만 좀처럼 슈팅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수비진도 다소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노출하며 상대에 슈팅 기회를 내줬다. 한국은 후반 18분 지친 조영욱을 빼고 체력 여유가 있는 전세진을 투입하며 활력을 불어넣었다.

한국은 골대의 불운에 아쉬움을 삼키기도 했다. 후반 25분 이강인이 올린 코너킥을 이재익이 강한 헤더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안드리 루닌의 손에 걸린 공은 골대를 때렸다.

분위기를 가져온 한국은 볼을 소유하며 동점 골을 시도했다. 후반 중반 공격 점유율이 67%까지 올라갔지만 결정적인 기회는 나오지 않았다. 후반 40분 오세훈의 헤더가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며 무산됐다.

오히려 우크라이나의 빠른 역습이 빛을 발했다. 후반 44분 김현우의 패스 미스를 헤오르히 치타이슈빌리가 놓치지 않고 가로챈 후 그대로 돌파해 쐐기 골을 넣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