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김건국 2군행의 씁쓸함…원인 제공자는 양상문 감독

입력 2019-06-15 09:48 수정 2019-06-15 09:54

롯데 자이언츠 투수 김건국(31)이 지난 14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시점이 묘하다.

김건국은 지난 12일 LG 트윈스와의 잠실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김건국은 4회까지 3점을 내줬다. 그리고 5회말이다. 1사 상황에서 이천웅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다음 타자는 정주현이었다. 초구에 이천웅이 도루에 성공했다. 그럼에도 김건국은 1B2S까지 몰고 갔다. 그런데 주형광 투수 코치가 더그아웃에서 걸어나왔다. 주심에게 공을 건네받았다. 김건국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주 코치에 공을 건넨 뒤 마운드에서 내려간 김건국은 더그아웃 뒷편에서 글러브를 던졌다.

투구수는 100개에 한참 못 미치는 88구였다. 그리고 2할 언저리에 있던 타자를 상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물론 감정을 제대로 컨트롤 못한 김건국이지만 분노는 충분히 이해가 된다.

롯데 구단은 처음 한 점 승부를 이야기하며, 교체 이유를 설명했다. 그리고 느닷없이 김건국의 부상 관리 차원을 들먹였다. 문책성 2군행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무엇이 진실이든 김건국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졌다.

김건국 2군행의 진실이 무엇이든 원인 제공자는 분명하게 존재한다. 투수 교체는 전적으로 감독의 몫이다. 승부를 위해서든, 부상 때문이든 김건국을 1B2S 상황에서 내린 건 양상문 감독이다. 무엇이 원인이든 김건국이나 그 이전 1B 상황에서 내려와야 했던 제이크 톰슨(25)의 심정은 과연 헤아렸는지 의문이다.

연패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1승의 절실함은 모두가 안다. 충분히 이해된다. 그러나 선수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결과에 대해선 책임을 지면 된다. 경기는 또 졌다. 7연패다. 김건국이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졌다면, 양 감독도 책임있는 행동을 하는 게 맞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