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핀 정글러 ‘타잔’ 이승용은 때때로 놀라운 플레이를 보여준다. 지난 스프링 시즌, 부시 속 리산드라에게 엘리스의 ‘고치(E)’를 적중시킨 게 대표적인 예다. 이번 시즌에도 변함없다. 지난 12일 샌드박스 게이밍전에서 예측 ‘음파(Q)’를 맞혀 킬을 따냈다. 이승용은 어떻게 보이지 않는 상대를 맞힐까. 그에게 직접 물어봤다.
그리핀은 14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한화생명과의 ‘2019 우리은행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정규 시즌 1라운드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대 0으로 꺾었다. 그리핀은 이날 승리로 3승1패(세트득실 +4)를 기록, 단독 2위가 됐다.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이승용과 짧은 대화를 주고받았다.
-시즌 3승째를 달성했다. 지금 기분은 어떤가.
“오늘 경기는 당연히 이겼어야 할 경기라 생각했다. 들뜨지 않고, 차분하게 다음 경기(20일 kt 롤스터전)에 임하려 한다. 좋은 마음가짐으로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직전 경기였던 샌드박스전을 패배한 게 부담으로 작용하지는 않았나.
“우리가 너무 못해서 졌던 경기였다. 제가 못했던 부분도 많았다. 특히 1세트에서 판단 미스나 안일한 플레이들이 나왔다. 특정 플레이를 두고 하는 얘기가 아니다. 전체적으로 많이 아쉬웠다. 그렇지만 잘 추스르고 오늘 경기를 준비했다.”
-소나 픽과 신지드 밴이 화제가 됐다. 특히 소나는 저번 경기에서 패배했던 챔피언이다.
“지난 경기에서 지긴 했지만 소나는 괜찮은 픽 같았다. 오늘도 ‘각’이 나오면 소나를 하자고 얘기를 나눴다. 그 각이 나와서 골랐다. 신지드 밴은 당시 밴할 게 마땅치 않아서 했다. 밴을 숨기는 게 더 전략적으로 작용할 것 같았다. ‘초비’ 정지훈이 때마침 생각해낸 게 신지드였다.”
-지난 경기에서 시야가 없는 곳에 음파를 적중시킨 것도 물어보고 싶었다. 어떻게 한 건가.
“운이 좋았다. 원래 갱킹만으로 무조건 잡는 상황이었다. ‘소드’ 최성원이 상대를 밀친 게 오히려 탈출을 도운 꼴이 됐다. 도망가는 상대에게 ‘맞아라’하면서 음파를 날렸는데 맞았다.”
-‘서밋’ 박우태가 솔방울 탄을 이용해 도주할 걸 예상했나.
“아니다. 그냥 상대가 갈 것 같은 곳으로 ‘제발 맞아라’하면서 (음파를) 날렸더니 맞았다.”
-올 시즌에는 리 신의 활용빈도가 높아졌다. 어떤 상황에서 꺼내는 챔피언인가.
“괜찮은 챔피언이다. 꼭 화려하게 쓰지 않더라도, 무난하게만 플레이해도 괜찮은 픽이다.”
-솔로 랭크에서 압도적인 성적으로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자신감 향상에 보탬이 되나.
“오히려 안 좋은 것 같다. 솔로 랭크를 하면서 더 올라갈 곳이 없으니 안일한 마인드가 생겼던 것 같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 최고 점수를 찍었던 건 팀운이 좋아서이기도 했다.”
-끝으로 이 기사를 읽을 독자나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얘기가 있나.
“지난번에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잘 보강해서 다신 그런 경기가 안 나오도록 열심히 하겠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