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15일만에 영종도 붉은물 인정 후폭풍

입력 2019-06-14 16:19 수정 2019-06-14 16:32
인천녹색연합이 인천시의 붉은물 사태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을 요구하고 나섰다.

14일 인천녹색연합에 따르면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가 2주가 넘었지만 좀처럼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전날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이하 상수도본부)가 인천서구의 적수문제와 관련 없다던 영종지역의 가능성도 인정했다.

상수도본부는 수자원공사 관계자 등 전문가와 함께 논의한 결과, 영종지역도 이번 수계 전환의 영향으로 수질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녹색연합은 “수계 전환이 미치는 영향을 한국수자원공사와 일주일 넘게 논의해야 알 수 있는 것이냐”면서 “300만 시민들의 먹는 물을 책임지고 있는 상수도본부의 민원대처능력을 넘어 상수도 관리능력마저 의심해야 상황이어서 참담하다”고 비판했다.



300만 인천시민들은 팔당과 잠실 두 곳에서 취수한 한강물을 정수해서 사용한다. 팔당에서 취수한 물은 각각 남동정수장과 수산정수장에서 정수해 남동구와 연수구 등 약 절반의 인천시민들에게 공급된다.

잠실의 풍납취수장에서 취수한 물은 부평정수장과 공촌정수장에서 정수해 나머지 절반의 인천시민들에게 공급된다. 취수장에서 정수장까지, 또 정수장에서 가정 수도꼭지까지 관로가 연결되어 있을 것이고 상수도본부는 당연히 해당 도면들도 관리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환경단체의 주장에 대해 할말이 없게 됐다.

녹색연합은 “상수도본부장 이하 직원 누구에게라도 결코 어렵거나 복잡한 시스템이 아닐 것이다. 수계전환(정수장에서 가정까지의 공급관로 변경)이 발생하면 당연히 어떤 관로도 어느 지역까지 공급되었는지 현장조사가 아닌 도면확인으로도 가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사태가 수계전환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는 진단, 영종지역의 관련 가능성 확인까지 이렇게 오래 걸릴 일이냐”며 “한강원수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는 정수는 잘 되었는지는 정수장에서 바로 알 수 있는데, 정수장에서 문제가 없었다면 당연히 정수장과 가정까지 관로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따졌다.

상수도 관로의 노후문제, 누수문제 등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닌 상황에서 혹시 이런 문제점들을 쉬쉬하려 한 것은 아니냐는 의혹을 살만하다.

녹색연합은 “하루 이틀 지나면 잠잠해지겠지 하는 태도로 일관하다가 수계전환의 사실, 수돗물 역류의 문제점, 수압변화의 영향 등을 간과한 것은 아니냐”고 진단했다.



많은 상식적인 시민들은 인천서구 붉은 수돗물 사태가 단순히 수계전환과정에서 사전안내 미흡으로 집단민원이 발생했고, 민원대처 미흡, 노후관로 등의 문제쯤으로 인식했다. 그런데 이제는 상수도사업본부의 상수도관리 능력을 의심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붉은 수돗물사태의 원인이 조만간 정부합동조사단의 정밀조사결과에서 밝혀지는대로 주민피해부분도 보상을 꼼꼼하게 살펴야 함은 물론 이번사태의 발단을 꼼꼼하게 짚고 책임여부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는 요구다.



15일 만에 문제를 인정한 영종지역 같은 경우에도 주민들이 조사단에 참여하거나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녹색연합은 “정보접근이 어려워 대처마저 하지 못하는 주민들을 고려해 대단지 아파트뿐만 아니라 소규모 공공주택가 현황도 파악하고, 주민들에게 상황을 정확히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