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온라인 게임을 이용해 도박 참여자를 모집한 뒤 19억원대 도박 공간을 개설한 20대 일당이 검거됐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전체 이용가 등급 게임에서 도박을 홍보하고 도박 공간을 개설한 혐의(도박장소 등 개설)로 김모(23)씨 등 4명을 검거했다고 14일 밝혔다. 김씨는 구속 기소 의견으로, 나머지 3명은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원주, 울산 등에 거주하는 피의자 4명은 온라인 게임을 통해 알게 된 사이다. 이들은 지난해 6월부터 지난 3월 말까지 전체 이용가 등급 게임인 ‘메이플스토리’와 ‘바람의나라’에서 도박을 홍보했다. 게임 캐릭터 말풍선에 카카오톡 아이디와 함께 ‘칼 결제 첫 충전 10% 이벤트’ ‘엔트리 1.95배’ 등의 문구를 게재해 참가자를 모집했다.
공개된 카카오톡 ID로 도박 희망자가 연락하면, 도박이 진행되는 사다리·홀짝 게임 사이트와 계좌번호 등을 알려줬다. 참가자들이 상한가 없이 돈을 걸 수 있게 한 뒤 계좌를 통해 현금을 이체받아 도박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정답을 맞추면 배당률에 따라 금액을 배당받았다. 이들은 총 19억원 판돈의 도박장을 운영했으며 300여명이 도박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상 도박 장소 개설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들의 범행은 메이플스토리와 바람의나라 게임 내 도박을 홍보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제보가 경찰에 들어오면서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달 말 피의자들을 원주, 울산, 수도권 지역에서 동시 체포했다. 피의자들 자택에서는 현금 4572만원, 체크카드, PC, 휴대폰 등을 압수했다. 지난 5일에는 이들이 금융 계좌에 보관 중인 수익금 9000만원에 대해 기소전몰수보전을 신청했다. 기소전몰수보전이란 향후 몰수·추징 판결 선고 시 집행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대상 재산의 처분을 일시적으로 금지하는 법원 명령을 청구하는 절차다.
경찰은 “피의자들은 배당 비율을 조정해 운영자들이 유리한 구조를 설계해 도박장을 운영했다”며 “도박 참여자들에 대해선 횟수, 액수 등의 기준을 정한 뒤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온라인게임이나 유튜브 등 전파성 높은 사이버 매체를 통해 도박장 홍보가 이뤄지고 있다”며 “소액 도박이라 하더라도 일종의 입문 범죄가 될 수 있으므로 사회 전체가 관심을 갖고 예방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