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개인과 기업의 해외직접투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총 141억1000만 달러(약 16조7000억원)로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다. 기업들이 해외 판매 확대를 위해 대형 M&A(인수합병)와 생산 시설 투자를 늘린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올해 초 CJ제일제당은 미국 냉동식품업체 ‘쉬완스’를 약 2조원에 인수했다. 최근 기업들의 국내 설비 투자가 얼어붙고 있는 것과 대비되는 현상이다.
기획재정부는 14일 ‘2019년 1분기 해외직접투자 동향’을 통해 국내 개인·법인의 해외직접투자액이 전년 대비 44.9% 증가했다고 밝혔다. 일단 높은 증가율에는 기저 효과가 깔려 있다. 비교 대상인 작년 1분기 투자 실적이 저조했기 때문이다. 작년 1분기 해외직접투자액은 97억4000만 달러에 불과했다. 최근 분기별 평균치인 120억5000만 달러보다 작은 규모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1분기에는 제조업의 해외직접투자가 큰 폭으로 늘었다. 제조업 투자는 57억9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무려 140.2% 증가했다. 국내 제조업체들이 연초 해외에 투자를 적극적으로 한 것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기업들이 해외 시장 판매 확대를 위해 대규모 M&A에 나서거나 생산 시설을 증설했다”며 “국내 기업의 미국 식품 제조기업, 중국 전자회사 등에 대한 투자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과 중국에 대한 투자가 많았다. 올해 1분기 미국으로의 직접투자는 36억5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95.2% 늘었다. 보호무역 확대로 미국 현지 시장 진출 목적의 투자가 증가다. 중국에 대한 투자는 반도체, ICT(정보통신기술) 등 생산시설 증설을 위한 투자가 늘어 전년 대비 156.1% 증가했다.
반면 기업들의 국내 설비투자는 작년 2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감소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국내 설비투자는 전년 대비 17.4% 감소한 상태다. 기업들의 국내 투자에 대한 심리가 위축되면서 경제 성장률 증가세도 둔화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소규모 개방경제로 현지 시장 진출을 위한 해외 투자 증가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선진국으로 갈수록 해외 투자가 늘기 때문에 향후에도 증가 추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