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최악의 꼴불견 장면을 연출하며 꼴찌의 늪에서 헤매고 있다.
첫 번째 장면이다. 지난 13일이다. 롯데와 LG 트윈스의 연장 10회말이다. 1사 상황이다. 먼저 배성근(24)이 연출했다. LG 1할 타자 이성우의 2루 땅볼을 가랑이 사이로 놓쳤다. 말그대로 평범한 타구였지만 배성근의 실책은 치명적이었다.
올 시즌 롯데가 기록한 실책은 57개다. KT 위즈의 59개에 이어 2위다. 그러나 롯데의 실책은 너무나 중요한 순간 발생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두번째는 베테랑 투수 손승락(37)이 연출했다. 2사 만루 상황에서 김현수(31)와 만났다. 김현수가 때린 4구는 1루수 이대호(37) 방향으로 날라갔다. 어렵게 막아냈다. 이대호가 1루에 송구하려는 순간 아무도 없었다. 손승락은 뒤늦게 달려와 슬라이딩까지 했지만 뒤늦은 후회만을 남겼다. 이대호는 글러브를 땅에 내리쳤다. 기본기부터 흔들려버린 롯데의 현실이다.
세번째 장면은 지난 12일 두 차례나 발생했다. 선발 투수는 김건국(31)이었다. 1사 1루 상황이었다. 다음은 2번 타자 정주현이었다. 1볼2스트라이크까지 잘 잡아냈다. 그런데 느닷없이 주형광 투수 코치가 주심에게 공을 받아 마운드로 올라왔다. 김건국은 어색한 표정으로 마운에서 내려갔다. 덕아웃에 들어간 김건국이 글러브를 던지는 장면이 TV 화면에 포착됐다.
지난달 25일 LG와 롯데 경기의 데자뷔였다. 8회초다. 롯데가 5-2로 앞서 있었다. 롯데 제이크 톰슨(25)은 LG 박지규를 3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그리고 1번 타자 이천웅이었다. 5회초 투런 홈런을 톰슨에게서 뺏어낸 바 있었다. 톰슨의 1구는 볼이었다.
주형광 투수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박진형(25)으로 교체했다. 그때까지 톰슨의 투구수는 97개였다.결과는 예상대로 동점을 허용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정상적인 투수 교체가 아니다. 비정상적으로 야구단을 운영하는 양상문 감독의 시그니처라고도 할 수 있다.
그리고 10회말이다. 롯데 고효준(36)이 내야 안타와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무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다. 구승민(29)이 등판했다. 후속 타자 채은성을 병살타로 돌려세웠다. 이형종을 자동 고의4구로 내보냈다.
2사 만루다. 타격 꼴찌 오지환(29)이다. 투 스트라이크까지 잘 잡았다. 세번째 포크볼에 오지환은 헛스윙했다. 이닝이 마무리되는 듯했다. 그런데 공은 포수 나종덕(21)의 몸을 맞고 1루 방향으로 튀어나갔다. 다급해진 나종덕은 공을 잡아 1루에 던졌지만 결과는 악송구였다. KBO리그 최초 ‘끝내기 스트라이크 낫아웃 폭투’ 가 탄생했다. 네번째 꼴불견 장면이다.
롯데 자이언츠와 키움 히어로즈의 지난달 19일 경기 4회말이다.박근홍이 키움 이정후(21)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박시영(30)으로 투수가 교체됐다. 서건창(30)에게선 2루수 땅볼로 이정후를 2루에서 잡아냈다.
그런데 문제는 이때부터다. 3번 타자 김하성(24)이 타석에 들어섰다. 초구에 폭투로 서건창에게 2루를 내줬다. 김하성에게 안타를 내주며 1실점했다.
4번 타자 박병호(33) 타석에서 박시영은 초구를 폭투로 기록하며 김하성을 2루에 보내줬다. 4구도 폭투였다. 김하성은 어부지리로 3루를 얻었다. 그런데 5구 또한 폭투였다. 김하성은 폭투 3개로 홈을 밟았다. 박시영은 1이닝 동안 폭투 4개를 던지는 진기록을 연출했다.너무나 흔한 롯데 폭투 61개의 하루일 뿐이다.
5가지의 롯데 꼴불견 장면은 꼴찌로 추락한 현실의 한 단면에 불과하다. 투타 모두 철저하게 망가졌다. 그럼에도 양상문 감독은 자신의 스타일만을 여전히 고집하고 있다. 그 흔한 코칭스태프 교체도 없다. 롯데 팬들은 야구장을 떠나고 있다. 이 정도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 감독이든 단장이든 말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