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성계는 1세대 여성운동가인 이희호 여사를 추모하는 예배를 13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1층 영결식장에서 드렸다.
한국YWCA연합회, 한국교회여성연합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여성위원회, 한국여신학자협의회 등 기독 여성단체와 여성단체에 소속된 여성 운동가 20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평생 여성 인권과 민주화 운동, 통일 운동에 헌신한 이 여사의 삶을 되돌아보며 그의 정신을 이어갈 것을 다짐했다.
이 여사가 50년 이상 출석한 창천감리교회의 박선희 목사가 ‘죽음은 없다’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박 목사는 “장로님은 온전하게 사랑하는 게 신앙의 길, 생명의 길임을 삶으로 증명하셨다”며 “한 알의 밀알이 된 그는 죽음과 폭력을 조장하는 불임의 시대에 우리를 다시 초대하셨다. 어둠과 죽음을 몰아내는 생명의 길로 요청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이 여사와의 40년 인연을 회고했다. 한 전 국무총리는 “여사님께서 살아계실 때 ‘내가 가는 것을 슬퍼하지 마십시오. 내가 이루지 못한 것을 여러분이 씩씩하게 당당하게 이루라’고 메시지를 남기신 긴 것을 읽었다”며 “우리가 서 있는 자리에서 여사님의 뜻을 받든다면 남녀가 불평등하게 살고 인권이 침해되며 우리나라의 평화가 후퇴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우리에게 커다란 용기를 주셨다”고 말했다.
지은희 전 여성부 장관도 “여사님은 해방 이후 혼란기, 한국전쟁, 5·18, 군부독재 등 고난의 시기에 좌절하지 않으시고 꿋꿋하게 주위 분들을 보살피시면서 끈질기게 여성 인권 운동, 평화통일 운동, 민주화운동을 하셨다. 그의 삶을 보면 불굴의 의지라는 단어가 떠오른다”며 존경의 마음을 표현했다.
차경애 전 한국YWCA연합회 회장은 “불의에 맞서 싸워 그 승리를 하나님께 드려야 한다는 굳건한 정의의 신념과 뜨거운 신앙은 언제나 본이 되셨다”면서 “선배가 걸어가신 좁은 길을 이 땅의 소외된 여성들과 손잡고 함께 걸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유족 대표로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의장이 “남은 우리가 고인이 못다 이룬 소원, 평등한 사회와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어서 그 소원이 이뤄지는 것을 하늘나라에서 돌아가신 아버님과 함께 보시게 된다면 기뻐하실 것”이라고 말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추모예배에 이어 발인예배와 장례예배는 14일 오전 창천감리교회에서 진행됐다. 글·사진=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