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 10년 만의 안방 복귀작 ‘보좌관’, “대본 보고 꼭 해야겠단 생각 들었다”

입력 2019-06-13 16:29 수정 2019-06-13 16:58
드라마 '보좌관'은 국회의원을 보좌하는 보좌관의 이야기를 긴장감 넘치게 다룬다. 제작발표회 현장 사진. JTBC 제공


국회 속 치열한 정치 싸움을 그린 드라마 ‘보좌관-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JTBC·이하 보좌관)이 14일 첫 전파를 탄다. 이정재 신민아 등 빅 캐스팅과 탄탄한 제작진으로 제작단계부터 주목받았던 화제작이다.

정치를 소재로 한 드라마들은 이따금 선보였다. 대개 대통령과 국회의원 등 정치 전면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주인공이었다. 보좌관은 스포트라이트 뒤에서 의원들을 보좌하는 보좌관을 메인에 세웠다. 정책은 물론 정치인의 발언 하나까지 세심하게 만들고 다듬는 이들이다.


드라마 '보좌관'은 국회의원을 보좌하는 보좌관의 이야기를 긴장감 넘치게 다룬다. 제작발표회 현장 사진. JTBC 제공


캐스팅이 화려하다. 콰트로 천만 배우 이정재가 10년 만에 안방극장을 찾았다. 이전의 작품들에서 도둑, 경찰, 독립군, 염라대왕, 목사 등을 거치며 다양한 연기 변신을 선보여 온 이정재는 이번 작품에서 4선 의원의 보좌관 장태준 역을 맡아 몰입감을 한껏 끌어올릴 예정이다. 국회의원 배지를 다는 게 목표인 야망 넘치는 인물로 뛰어난 직관과 판단력, 유연함을 두루 갖춘 인물이다.

13일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이정재는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이 작품은 꼭 해야 된단 생각이 들었다. 기획과 대본이 재밌었기 때문”이라며 “더 늦기 전에 드라마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보좌관이란 작품을 만나서 기쁘게 촬영에 임하고 있다”고 10년 만의 나들이 소감을 전했다.


드라마 '보좌관'은 국회의원을 보좌하는 보좌관의 이야기를 긴장감 넘치게 다룬다. 제작발표회 현장 사진. JTBC 제공


빅 캐스팅은 이정재뿐 아니다. 유리천장에 도전하는 유능한 비례대표 초선의원 강선영 역의 신민아부터 이엘리야 김동준 정진영 김갑수 정웅인 임원희 등 굵직한 연기파 배우들이 극을 빈틈없이 채운다. 전작들에서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주로 소화해왔던 신민아는 “강한 모습을 보이는 데 집중하기보단 선영이란 인물이 정치인으로서 고민하는 지점과 원하는 목표들을 깊게 생각했다”며 “그러다 보니 질문들이 생기고 조금 더 집중할 수 있는 부분들이 생기더라. 그런 점에서 되레 더 강한 모습의 선영이를 보여드릴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했다.

곽정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기대감이 높다. 몰입감 높은 연출로 ‘추노’(KBS2·2010), ‘THE K2’(tvN·2016), ‘미스 함무라비’(JTBC·2018) 같은 웰메이드 드라마들을 만들어온 스타 PD 중 한 명이다. 극본은 ‘싸우자 귀신아’(tvN·2016), ‘라이프 온 마스’(OCN·2018) 등 특색 있는 장르극들을 집필해온 이대일 작가가 썼다. 곽 감독의 지휘에 배우들도 현장에서 더 끈끈하게 뭉칠 수 있었다. 탐욕스러운 4선 의원 송희섭 역을 맡은 김갑수는 “곽 감독은 빠르면서도 잘 찍는 감독이다. 어떻게든 좋은 작품을 만들 것이고 좋은 인물을 만들 것이라 믿었다. 작품을 보기 전에 이미 하겠다는 결정을 했다”고 했다.


드라마 '보좌관'은 국회의원을 보좌하는 보좌관의 이야기를 긴장감 넘치게 다룬다. 제작발표회 현장 사진. JTBC 제공


그렇다면 보좌관이란 생소한 소재를 택한 이유는 뭘까. 곽 감독은 “어떤 사안이든 겉으로 드러나는 팩트 뒤 그 너머에 가려진 진실들이라는 게 있지 않나. 권력을 지키기 위해 사실을 숨기는 사람들과 그걸 무너뜨려야 생존할 수 있는 사람들 사이의 경쟁이 굉장히 흥미진진하게 그려져 있는 작품”이라고 했다. 그는 “정치를 떠나 가족이나 이웃 사이에서도 경쟁과 대화, 타협의 과정이 굉장히 많이 벌어진다. 그런 지점들에서 정치를 다루면서도 많은 공감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정치를 다루는 만큼 쉽고 재밌게 풀어내는 게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정치를 소재로 한 드라마들은 늘 대중성이란 과제를 숙명처럼 안고 시작했었다. 곽 감독은 “고민을 무척 많이 했던 부분이다. 드라마 ‘어셈블리’(KBS2·2015)를 보면서도 연구를 많이 했다”고 했다. 그는 “정치인은 뉴스를 통해 이미 모든 게 다 공개되는 직업군이다. 그만큼 리얼하지 않으면 공감대가 떨어지기 마련”이라며 “최대한의 리얼리티를 추구하면서도 다큐멘터리와 뉴스에서 다루지 못하는 이면의 모습으로 재미를 담았다. 정치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긴장감 넘치는 서스펜스 뿐 아니라 감동적인 휴머니즘과 블랙 코미디 등을 두루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드라마 '보좌관'은 국회의원을 보좌하는 보좌관의 이야기를 긴장감 넘치게 다룬다. 제작발표회 현장 사진. JTBC 제공


배우들도 저마다 ‘신선함’과 ‘현실감’을 보좌관의 백미로 꼽았다. 정의감 투철한 무소속 초선 의원 이성민 역을 맡은 정진영은 “이 작품에선 모든 인물이 입체적으로 그려진다. 그저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이 아니고 또 다른 면들이 어딘가 숨겨져 있고 그만큼 드라마의 깊이가 있다”며 “대의민주주의의 꽃인 의회민주주의와 함께 현실을 되돌아보게 하는 드라마가 될 것 같다”고 했다. 송희섭 의원실 지역구 보좌관 오원식 역의 정웅인은 “보좌관이란 직업의 삶을 느껴볼 수 있다는 게 매력이다. 정치인들의 뒤에서 고군분투하는 보좌관의 삶을 살펴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보좌관은 넷플릭스를 통해서도 전 세계 190여개국에 동시 방영된다. 또 최근 트렌드 중 하나인 시즌제로 전파를 탄다. 시즌1은 10부작으로 방송되며 시즌2 제작을 미리 확정지었다. 제작 현장의 복지와 양질의 작품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선택이다. 곽 감독은 “드라마를 만들면서 처음으로 여유로운 시간 속에서 일하는 행복을 느끼고 있다”며 “후반부 들어서 생방송처럼 쫓겨가며 찍고 싶지 않았다. 끝까지 박진감 넘치는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어보고자 시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정재도 “즐겁고 유쾌한 현장이다. 재밌는 대본보다도 더 재밌게 촬영이 돼가고 있다. 화면에 보이는 배우들의 그런 즐거움이 시청자분들께 진심을 전해드릴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고 전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