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지난 12일 경기 10회말이다. 롯데 투수 고효준(36)이 LG 타자 김현수(31)에게 2루수 내야 안타를 허용했다. 좌타자 상대 전문인 고효준은 우타자 토미 조셉(28)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황급히 마무리 투수 구승민(29)이 올라왔지만, KBO리그 최초 ‘끝내기 스트라이크 낫아웃 폭투’를 내줬다. 만약 고효준이 조셉에게 볼넷을 내주지 않았다면 상황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이날만 롯데 투수들은 6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그러나 롯데 투수들에게 무볼넷 경기를 원하는 것은 무리일지 모른다. 온통 폭투에 관심이 쏠려 있지만, 볼넷 또한 롯데가 압도적 1위다.
롯데 투수들은 올 시즌 67게임을 치르는 동안 294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경기 당 4.39개의 볼넷이다. 최다 2위인 KT 위즈의 270개와는 24개 차이다. 특히 볼넷 허용이 가장 적은 두산 베어스의 경우 186개다. 무려 108개의 차이다.
여기에다 고의4구마저 압도적 1위다. 20개다. 2위 KIA 타이거즈는 14개다. 특히 최소 1위인 키움 히어로즈는 2개밖에 되지 않는다. 몸에 맞는 공은 36개를 허용했다. 볼넷과 고의4구, 몸에 맞는 공을 합치면 350개다. 350명의 주자를 1루에 무혈입성시켜준 롯데다.
롯데 투수 가운데는 김원중(26)이 32개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 브룩스 레일리(31)가 29개, 장시환(32)이 28개를 허용했다. 뒤를 이어 퇴출된 제이크 톰슨(25)이 23개다. 선발 투수 가운데는 뒤늦게 선발진에 합류한 김건국(31)이 19개이며, 서준원(19)이 12개로 준수하다. 13일 선발 투수인 브록 다익손(25)은 18개다.
불펜 투수 가운데는 고효준이 20개로 가장 많다. 마무리 구승민도 18개나 된다. 정성종 18개, 진명호 18개, 박시영 16개다. 손승락은 9개로 준수하다. 박진형은 3개다. 6이닝을 소화한 홍성민만 마운드에 올라본 28명 중 유일하게 볼넷이 없다.
폭투는 61개로 압도적 1위다. 결국 폭투 지옥에다 볼넷 천국까지 경험하고 있는 롯데다. 선발진은 물론 불펜진 전면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