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B이어 1B2S에 또 투수교체’ 롯데,비상식적 운영 언제까지

입력 2019-06-13 08:54 수정 2019-06-13 10:40

지난달 25일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 8회초다. 롯데가 5-2로 앞서 있었다.

롯데 제이크 톰슨(25)은 LG 박지규를 3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그리고 1번 타자 이천웅이었다. 5회초 투런 홈런을 톰슨에게서 뺏어낸 바 있었다. 톰슨의 1구는 볼이었다.

그런데 주형광 투수 코치가 마운드에 올랐다. 박진형(25)으로 교체했다. 그때까지 톰슨의 투구수는 97개였다. 결국 박진형은 안타를 허용했고, 그 뒤 올라온 마무리 투수 구승민(29)은 5-5 동점을 허용했다.

지난 12일 롯데와 LG전에서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선발 투수는 김건국(31)이었다. 4회말 9번 타자 백승현을 1루수 땅볼 아웃으로 잡아냈다. 1번 타자 이천웅에겐 안타를 허용했다. 다음은 2번 타자 정주현이었다. 1볼2스트라이크까지 잘 잡아냈다.

그런데 느닷없이 주형광 투수 코치가 주심에게 공을 받아 마운드로 올라왔다. 김건국은 어색한 표정으로 주변을 살핀 뒤 마운에서 내려갔다. 덕아웃에 들어간 김건국이 글러브를 던지는 장면이 TV 화면에 포착됐다. 충분히 있을만한 분노의 표출이었다. 다행히 박시영은 정주현과 김현수를 잡아내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결과가 성공했기에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연장 10회말이었다. 9회말을 무사히 넘긴 고효준(36)이 그대로 마운드를 지켰다. 선두타자인 좌타자 김현수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그때까진 이해가 간다.

다음 타자는 우타자 토미 조셉이었다. 좌타자를 주로 상대했던 고효준이기에 교체가 예상됐다. 불펜에선 마무리 구승민이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그러나 밀어붙였다. 결과는 스트레이트 볼넷이었다. 무사 1,2루 상황을 자초했다. 연장전이 길어질 것으로 보고 고효준을 계속 기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최대 악수였다.

뒤늦게 구승민이 올라와 병살타를 잡아냈지만, 김현수는 3루까지 진출했다. 그리고 끝내기 폭투로 경기를 내주는 어이없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야구에서 만약이라는 단어를 들이댈 수는 없지만, 고효준이 조셉에게 볼넷을 내주지 않았다면, 그리고 구승민이 조셉을 상대했다면 3루에 주자를 내보내는 상황까진 연출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종합해보면 양상문 감독의 투수 교체는 상식에서 벗어나 있다. 결과 여부를 떠나 타자를 상대하고 있는 도중 투수를 교체하는 것은 교체당하는 선수나 교체돼 올라오는 선수 모두에게 상처를 남길 수 있다. 팀의 승리에만 눈먼 단편적 전술에 불과하다.

물론 투수 교체는 감독 고유의 권한이다. 그러나 상식선에서 이뤄지는 게 맞다. 이 같은 비상식적인 경기 운영이 롯데를 꼴찌의 늪으로 빠뜨리지는 않았는지 되짚어 볼 때다. 지금 롯데의 경기력은 상식에서 너무나 벗어나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