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다음 주에 1위 자리를 뺏길 테니 기쁘지 않다. 다음에는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아프리카 프릭스 페이탈 ‘스타일’ 오경철은 페이즈2 첫 데이 1위 등극에도 덤덤했다.
페이탈은 1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열린 ‘2019 HOT6 PUBG 코리아 리그(PKL) 페이즈2’ 4주 차 2경기에서 데이 1위에 올랐다. 4라운드 동안 46점을 누적해 33점의 엘리먼트 미스틱을 제쳤다. 페이즈2 종합 순위에서도 젠지를 간발의 차이로 제치고 선두에 올랐다.
‘우승후보’ 페이탈이 4주 만에 첫 데이 1위를 차지했다. 부진이 예상보다 길었던 셈이다. 경기 후 기자실을 찾은 오경철은 “그간 문제가 많았고, 차근차근 고쳐나가고 있다. 팀원들이 (문제를) 고쳐줄 때까지 기다렸고, 저도 고칠 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팀원을 케어하는데 시간이 많이 소비됐다”고 덧붙였다.
오경철이 밝힌 문제점은 기본적인 것들이었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갑자기 죽는 것, 팀원의 브리핑을 듣지 못하는 것, 오더가 지시한 행동을 제대로 따르지 않는 것 등이다. 오경철은 “팀원도 문제를 잘 알고 있고, 고치려고 노력하고 있다. 얼마나 문제를 고치느냐에 따라 세계 무대에서 성적도 갈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산적한 문제때문일까. 데이 1위 등극에도 불구하고 페이탈은 이날 스스로 경기력에 만족하지 못했다. 오경철은 “매번 아쉽다. 오늘은 3라운드가 가장 아쉬웠다. 아래로 걸칠 것 같았던 자기장이 위로 올라갔다가 다시 아래로 내려갔다. 5위로 마무리한 건 잘한 거지만, 3위까지도 갈 수 있었다”고 게임을 복기했다. 당시 페이탈은 후반부 강남 컨테이너 싸움에서 무너졌다.
이어지는 4라운드에는 과감하게 자기장 아래를 파고 들어가 치킨을 얻었다. 오경철은 “운이 조금 따랐다”고 고백했다. 그는 “밑으로 내려가려고 하니 그리핀 레드를 잡으려다 뒤를 잡혔다. OP 게이밍 아더 쪽에도 견제가 있어 가기가 어려웠다. 빠르게 판단을 잘했던 것 같다”면서도 “APK 프린스가 앞을 막고 있었다면 다 죽었을 것이다. 운이 조금 따랐다”고 말했다.
첫 라운드 치킨은 전날 페이탈이 연습해온 자기장 그대로였기에 쉽게 이길 수 있었다. 오경철은 “전날 11시 스크림에서 연습한 그대로 원이 잡혔다. 연습한 대로 편하게 플레이했다”며 “네 번째 자기장부터 1위일 거로 생각했다. 한 번 더 자기장이 좁아지고는 이겼다고 생각했다. 이미 자기장이 어디로 튀어도 1위를 할 수 있는 위치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