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에서 발생한 집단 학교폭력 사건의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조롱과 폭행으로도 모자라 유사강간 행위까지 있었다는 피해자 측 주장에 대중들은 더 크게 공분하고 있다. 피해자 가족들은 국민청원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했고 하루 만에 4만명 참여 돌파를 눈앞에 뒀다.
피해자의 친누나라는 A씨는 10일 ‘제천 집단 학교폭력 및 유사강간’이라는 제목의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에 게시했다. A씨는 “(가해자들이 동생에게) 온갖 모욕을 줬다”며 “술을 먹이고 잠든 사이 발에 화상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동생은 뜨겁고 아팠지만 너무 무서워 자는 척하며 고통을 참았다고 한다”며 “(가해자들이 동생의) 눈썹과 다리털, 머리카락 등을 삭발시키기도 했다”고 썼다.
그러면서 가해자들이 동생이 입원했을 당시 면회를 와 입에 담기 힘든 조롱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해자들이) 조롱을 안줏거리 씹듯이 했다”며 “동생은 누워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가해자들은) 지금도 웃고 있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또 수시로 가해자들 부모의 연락을 받고 있다는 말도 했다. A씨는 “제 번호를 알아내 전화를 걸어 ‘판단 잘해라’ ‘아이들이 아직 어려 실수한 것이다’ ‘애들끼리 장난친 거다’ ‘너의 동생 일 아니냐’고 하더라”고 했다.
A씨는 청원 마지막에 “상황이 이 지경이 돼서야 모든 정황을 정확하게 알게 돼 나 역시 죄책감이 든다”며 “이런 피해자가 생기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용기 내 글을 쓰게 됐다”고 털어놨다.
A씨는 페이스북 ‘제천 대신 말해드립니다’ 페이지를 통해서도 같은 내용의 호소문을 올렸다. 여기에는 가해자들의 폭행으로 생긴 피해자의 발등 상처 사진을 함께 게시했다. 현재 청원은 12일 오후 3시 기준 3만8197명이 참여했다. A씨가 올린 페이스북 제보글 역시 1만6000여개의 ‘좋아요’를 기록하고 있고 1만10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또 이 글은 1만1000여회 공유돼 네티즌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
A씨는 지난 9일 고소인 자격으로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피해자는 아직 병원에서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