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인수 현대중공업 현장실사 무산

입력 2019-06-12 14:12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현대중공업의 현장 실사가 12일에도 무산됐다. 현장 실사단은 지난 3일에 이어 이날 거제를 찾아 노조와 대화를 시도했으나 노조측의 거부로 발길을 되돌렸다.
12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노사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 등 10여명으로 구성된 현장 실사단은 이날 오전 11시쯤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인근의 한 호텔에 도착했다. 이어 대우조선 경영진을 만나 노조와의 대화를 중재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대우조선 경영진이 노조를 만났으나 노조 측에서 “대우조선 인수를 철회하지 않는 이상 실사단과 만나지 않겠다”는 입장만 확인했고, 결국 이같은 노조 입장을 전달 받은 실사단은 다시 발길을 되돌려야만 했다.

강영 현대중공업 실사단장는 이날 호텔에서 취재진과 만나 “지난번 현장실사를 하려고 할 때 노조에 문전박대를 당해 오늘 다시 왔다”며 “이번에는 노조와 진정한 대화를 하려고 조용철 부사장도 같이 왔는데 오늘도 실패하면 실사기간을 연장해서라도 계속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날 변광용 거제시장이 호텔을 찾아 실사단 측에 대우조선 인수 작업 중단 등을 요청하며 시의 입장을 전달하려고 면담을 요청했다. 그러나 실사단은 다음 기회에 만나자며 면담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거제시는 하루 전 변 시장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그동안 산업은행 회장과 산업자원부에 대우조선해양의 독립경영, 고용안정, 협력사·기자재업체의 생태계 보장 등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약속을 요구했지만 아무런 조치나 응답이 없었다”며 매각절차 중단과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대우조선해양 주인 찾기는 지역경제, 고용안정, 협력사 생태계 등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대안을 가지고 당사자, 지역사회 동의를 얻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현대중 실사단은 지난 3일 오전과 오후 2차례에 걸쳐 대우조선을 찾았으나 노조의 거부로 발길을 되돌렸다. 당시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 등 20여명으로 구성된 현장실사단은 2차례 현장 실사가 무산된 후 기자들에게 “노조가 원천 봉쇄해 오늘은 현장 실사가 어려울 것 같다”며 “돌아가서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당시 대우조선 노조는 정문 등 출입구 6곳에 노조원 수백명을 배치해 현장 실사를 막았다. 신상기 대우조선 지회장은 “현대중이 인수를 철회하지 않는 이상 일체 대화는 없다”며 “2·3차 현장 실사를 시도하면 물리적 충돌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