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 대표적 사과 산지인 충주지역에 과수화상병이 번지면서 과수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24일 충주에서 발생한 과수화상병은 인근 지역인 제천와 음성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12일 충북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현재 도내에서 과수화상병 확진 판정을 받은 농가는 충주시 21곳과 제천시 8곳 모두 29곳이다. 피해면적은 충주 13.08㏊, 제천 7.01㏊ 등 총 20.09㏊에 달한다.
과수화상병이 확진된 과수원 중 16곳은 9.02㏊ 면적의 사과·배나무를 매몰 처리했다. 13곳(11.07㏊)은 현재 매몰 작업이 진행 중이다.
충주는 주로 산척면 일대에서 발생했고 동량면, 종민동, 소태면에서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제천은 지난해 발생한 백운면을 비롯해 두학동, 봉양읍에서 화상병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의심 신고도 연일 이어지고 있다. 간이검사 때 양성 반응이 나와 정밀검사가 진행 중인 과수원이 충주 20곳, 제천 14곳, 음성 2곳에 달한다. 36곳 모두 양성으로 확진된다면 충주와 제천에 이어 음성지역까지 확산된다.
농업기술원은 과수화상병 확산 방지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달 20일 의심 신고가 처음 접수된 이후 대책 상황실과 지역담당관제를 운영하고 있다.
과수화상병은 주로 사과·배 나무에 피해를 주는 세균병이다. 나무가 불에 그슬린 것처럼 말라 죽는데 정부는 국가검역병으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이 병이 생기면 나무를 뿌리째 뽑아 땅에 묻게 된다.
사과의 경우 생산 기반을 회복하는데 10년 이상이 걸린다는 점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하면 큰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과수화상병의 감염 원인과 경로 등은 정확히 규명되지 않고 있다. 사람, 꿀벌은 물론 심지어 비바람까지 과수화상병을 인근에 퍼뜨리는 매개체로 꼽힌다. 병원균이 수년간 잠복해 있다가 발병 환경이 좋아졌을 때 발현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외부 기온이 25~29도일 때 병원균 증식이 활발해지고 나무의 조직이 약화 됐을 때 병원균이 활성화된다.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과수화상병이 더 확산하지 않도록 농가가 자율 예찰을 강화하도록 했고, 확진된 과수원은 즉각 매몰 처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
충북 과수화상병 29곳으로 늘어 농가 시름
입력 2019-06-12 11:04 수정 2019-06-12 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