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여사가 10일 밤 11시37분 별세했다. 향년 97세. 그는 유언으로 “우리 국민이 서로 사랑하고 화합해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11일 김성재 장례위원회 집행위원장은 11일 세브란스병원 6층 교수회의실에서 이 여사 소천 관련 브리핑을 진행하며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유족 모두 임종을 지키면서 성경을 읽어드리고 기도했다”며 “찬송을 부를 때에 여사도 함께 찬송을 부르시며 편히 소천하셨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이 여사는 두 가지 유언을 남겼다. 먼저 온 국민의 행복이다. 이 여사는 “남편 김대중 대통령과 저에게 많은 사랑을 베풀어 주셔서 감사하다”며 “서로 사랑하고 화합해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하늘나라에 가서 우리 국민을 위해,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으로는 동교동 사저와 노벨평화상 상금의 향후 거처다. 그는 “동교동 사저를 ‘대통령 사저 기념관(가칭)’으로 사용하도록 하고 노벨평화상 상금은 대통령 기념사업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하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유언 집행에 대한 책임은 김성재 김대중평화센터 상임이사에 맡기셨다”며 “김대중 대통령 기념사업과 민주주의와 평화통일을 위한 김대중평화센터 사업을 잘 이어가도록 당부하셨다”고 전했다.
이 여사의 장례는 김대중평화센터 주관으로 ‘여성지도자 영부인 이희호 여사 사회장’으로 결정됐다. 김 위원장은 “이희호 여사는 대학시절부터 여성지도자 양성과 여성권익신장을 결심하시고 YWCA 총무를 역임하시는 등 평생 헌신하셨다”며 “김대중 대통령과 결혼 후에는 영부인으로서 양성평등법 제정, 여성부 신설 등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여성재단을 만드시는데 크게 기여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IMF 외환위기 때 결식아동을 위해 사단법인 ‘사랑의 친구들’을 창립해 어려운 어린이, 청소년 그리고 장애인들을 위해 사랑을 나누셨다”며 “특히 남과 북이 평화롭게 공동번영하기를 염원하셨고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때 김대중 대통령과 평양을 방문해서 북한 어린이 돕기에 앞장섰고 계속 노력하셨다. 2015년에는 평화적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평양을 직접 방문하기도 하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사께서는 평생 어려운 사람들, 사회적 약자의 편에서 늘 함께 하시고 김대중평화센터의 이사장으로서 남과 북의 평화를 위한 일을 계속하시다가 소천하셨다”고 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