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은 코너 플랙(corner flag)에 놓인 공과 땅을 오른손으로 한번씩 내려친 뒤 코너 깃발에 얼굴을 묻었는데 네티즌들은 승리에 대한 간절함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지를 엿볼 수 있다며 박수를 보내고 있다.
유튜브 채널 ‘아싸풋볼’이 지난 8일 경기 직후 현장 직캠(직접 찍은) 영상을 올리면서 화제가 됐다.
3분짜리 영상에는 경기 종료 직전 이강인이 코너킥을 얻는 장면부터 골이 들어간 뒤 관중들이 환호하는 장면까지 담겨 있다.
이강인은 코너킥을 얻은 뒤 공을 빨리 달라고 재촉하면서 허리를 숙여 숨을 몰아 쉰다. 경기가 시작된 지 96분이 훌쩍 넘고 1대 2로 지고 있는 상황.
공을 받아 코너 플랙에 놓은 뒤 이강인은 공과 땅을 오른손으로 한번씩 탕탕 쳤다. 직전 좋은 기회를 놓쳤다는 자책과 함께 마지막 기회를 잘 살리겠다는 다짐으로 보인다.
코너 플랙 근처에서 세네갈 선수가 다리에 쥐가 나 누워있는 사이 이강인은 이번엔 눈을 감은 채 두 손으로 깃발을 잡은 뒤 얼굴을 묻었다. 코너킥을 차기 위해 잠시 숨을 고르고 체력을 비축하는 한편 승리에 대한 간절함을 담아 기도하거나 깃발에 키스하는 모습으로 비쳐졌다.
이 와중에 김정민은 세네갈 선수의 다리를 마사지하고 손을 잡아 일으켜 세우는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이 때 이지솔이 다가와 이강인과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지솔은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이때 이강인에게 낮게 차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세네갈 선수들이 점프력이 좋아 이번에는 앞에서 잘라 헤더를 시도하겠다고 알린 것이다.
이강인은 실제로 세네갈 선수들보다 앞에서 달려드는 이지솔의 머리를 향해 공을 낮게 차올렸고 이지솔은 기가 막힌 헤더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경기 시작 98분 만에 나온 기적과 같은 골이었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이강인을 비롯한 우리 선수들의 투지와 승리에 대한 간절함, 긴박한 상황에서도 상대 선수에 대한 배려가 잘 드러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아싸풋볼의 유튜브 채널에는 한국은 물론 전 세계 축구팬들의 칭찬 댓글이 쏟아졌다.
“전 이탈리아 사람입니다. 한국 사랑합니다. 한국 파이팅! 한국이 결승가길 바랄게요.” “마지막 이강인 깃발키스, 아름답다.” “쥐가 난 상대선수를 도와주는 것 좀 봐. 이게 스포츠맨십이지!” “세네갈 선수 다리 쥐나서 푸는 동안 코너킥 깃대 붙잡고 마인드 컨트롤하는 이강인 선수. 마지막이다 생각하며 어떤 마음이었을까. 당신은 빛강인” “멋져! 한국은 아시아의 자랑!” “의심할 여지없이 이번 대회 최고의 경기 중 하나. 파나마에서 축하 인사를 보냅니다.” “두 팀 모두 잘했습니다. 모두 한계를 최대로 끌어올린 선수들이네요. 행운은 한국에게 돌아갔군요.” “다행히 우리나라가 이겼지만 세네갈도 정말 잘함. 🇰🇷❤️🇸🇳” |
전후반은 2대2로 마친 한국은 세네갈과 연장 혈투 끝에 3대3으로 승부를 짓지 못했다. 결국 승부차기 끝에 세네갈을 잡고 4강에 진출했다.
결승행 티켓을 놓고 벌이는 에콰도르와의 4강전은 한국시간으로 12일 수요일 새벽 3시30분 폴란드 루블린의 루블린경기장에서 열린다.
※기사는 ‘아싸풋볼’과 사전 협의를 거쳐 작성됐습니다.
※김정민 선수를 김강민 선수로 오기해 수정했습니다. 김정민 선수 본인과 축구팬들에게 사과 말씀 드립니다. ㅠㅠ 한국축구 파이팅!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