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학교 동기생 집단폭행해 숨지게 한 철없는 10대 4명.

입력 2019-06-11 09:11 수정 2019-06-11 15:55

‘왕따’도 모자라 심심풀이로 무차별 폭력을 휘두르다가 직업학교 동기생을 숨지게 한 10대들이 경찰에 자수했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11일 직업학교 동기생을 숨지게 한 뒤 달아난 혐의(상해치사)로 A(19)군 등 10대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A군 등은 지난 9일 새벽 1시쯤 광주 북구 두암동의 한 원룸에서 동기생 B(18)군을 2~3시간동안 집단으로 번갈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장시간 폭행을 당해 사경을 헤매는 B군에게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자 A군의 고향인 전북 순창으로 달아났다.

경찰 조사결과 지난해부터 광주의 한 직업학교에 다니는 A군 등은 원룸에서 함께 생활하는 B군에게 ‘차에서 담배를 가져오라’ ‘과자와 음료수를 사오라‘는 등의 심부름을 자주 시켰다.

이들은 지난 3월부터 원룸에 새로 합류한 B군이 행동이 느리고 말이 어눌하다며 주먹과 발길질로 상습적 폭행을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따금 심심할 때 4명이 번갈아가면서 B군을 놀리고 때리는 일명 ‘놀림놀이’를 했다는 것이다.

A군 등은 8일 밤에도 배달음식을 시켜 먹은 뒤 놀림놀이를 하던 중 철제 목발과 우산 등으로 가슴 등을 맞은 B군이 정신을 잃고 쓰러지자 함께 달아났다가 다음날 전북 순창경찰서에 자수했다.

A군 등은 자수 과정에서 “광주 북구 두암동 원룸에 가보면 후배 시신이 있다”고 진술했다.

이를 전달받은 광주 북부서 형사과 강력팀은 현장을 찾아 숨진 B군의 시신을 확인하고 A군 등을 전북 순창에서 압송했다.

경찰은 경남 합천과 전남 곡성에 사는 부모 등을 불러 입회시킨 채 정확한 범행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북부서 강력팀 관계자는 “A군 등이 원룸에서 같이 사는 B군을 자주 때리고 노예처럼 부리다가 놀림놀이 도중 숨지게 했다”며 “정확한 범행경위 등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