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이 길을 나설 때 겪는 순간 아시나요?

입력 2019-06-10 17:47
문체부 시각장애인 인식 개선 캠페인 관련 4D 영화관 자막. 문체부 제공

얼마 전 서울 시내 ‘4D’ 영화관을 찾았던 관객 A씨는 이색적인 경험을 했다. 불이 다 꺼진 뒤 영화가 시작되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굉음이 들리고 의자가 마구 들썩였다. 놀라움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잠시 뒤 불이 영화관 화면에는 이런 자막이 떴다. ‘이 상황은 시각장애인이 길을 나설 때 겪는 순간들입니다.’

그는 이 상황이 시각장애인이 평범한 거리에서 하게 될 체험이라는 걸 순간 깨달았다. 이어 ‘우리 사회에는 장애인들을 위한 더 많은 배려와 따뜻한 손길이 필요합니다’라는 문구가 떴다. ‘모두가 차별 없이 문화를 누리는 대한민국, 함께해주세요’라는 메시지로 이 캠페인은 마무리됐다. 4D 환경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캠페인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롯데시네마와 함께 지난 4월 장애인 주간에 진행한 이 ‘문화를 통한 장애인 인식 개선 캠페인’ 영상이 온라인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당시 이 캠페인은 롯데시네마 청량리점에서 일반 시민 70여명이 관람석에 앉은 상태로 진행됐다. 영화의 4D기법은 의자의 움직임, 물 분사, 바람 등 특수 효과를 활용하여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의 몰입을 증대하는 기술을 가리킨다.

시각장애인 인식 개선 캠페인 관련 화면. 문체부 제공


시각장애인의 입장에서 4D 효과를 체험한 관객들은 캠페인의 의미를 알게 된 뒤 박수를 보냈다. 캠페인에 참여한 관객들의 생생한 표정이 담긴 영상은 페이스북, 유튜브 등 SNS를 통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문체부와 롯데시네마 누리소통망을 통해 공개된 영상은 10일까지 유튜브 10만여건, 페이스북 24만여건 등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해당 영상은 문체부 유튜브(youtu.be/lJyX5tk-MJU)를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문체부가 영화관 4D 기술을 이용해 캠페인을 전개하기는 처음이다. 전병극 문체부 대변인은 “영화관에서 진행한 이번 캠페인을 통해 국민들이 시각장애인의 입장을 효과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 다양한 이슈와 관련해 새로운 매체를 활용해 사회문화적 소통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