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탈북 멧돼지 비상…軍, “즉각 포획·사살” 지침 하달

입력 2019-06-10 17:35
지난 5일 오후 경기 파주시 적성면 거점소독시설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아프리카 돼지열병 차단을 위한 차량 소독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군 당국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차단을 위해 비무장지대(DMZ) 이남으로 넘어오는 멧돼지를 즉각 포획 및 사살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군 관계자는 “북한 야생 멧돼지 식별시 대응지침을 지난주 전군에 하달했다”고 9일 밝혔다.

대응지침에 따르면 군은 DMZ 남방한계선(군사분계선 남방 2㎞)을 넘는 멧돼지를 식별할 경우 즉시 포획하거나 사살해야 한다. 한강하구 등 강이나 바다를 통해 넘어오는 멧돼지도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도록 했다. 포획되거나 사살된 멧돼지는 방역당국이 처리한다.

군 당국은 이 같은 지침을 하달하기 전 유엔군사령부와 실무협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DMZ 남방한계선을 넘는 멧돼지에 대한 포획 및 사살 대응이기 때문에 군사합의와는 관련 없다”며 “북측에는 별도로 통보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8일 강원 철원군의 양돈농장과 민통선지역을 방문,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차단을 위한 방역 현장을 점검했다. 뉴시스(사진=총리실 제공)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DMZ가 있는 강원 철원군의 양돈농장과 민통선 지역을 방문해 “남쪽으로 내려오는 멧돼지를 발견하면 즉시 사살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남한으로 전염되는 것을 차단하라”고 주문했다. 이 총리는 “돼지열병 전염의 주범인 멧돼지를 차단하기 위해 사살과 포획을 허용했으니 개체수를 최소화하더라도 제대로 해달라”고 당부했다.

돼지과 동물에만 감염되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은 현재까지 개발된 백신이 없는데다 폐사율이 100%에 가까울 만큼 치명적인 전염병이다. 우리나라와 인적·물적 교류가 많은 아시아 국가에서 지속적으로 확산되면서 해외 여행객 휴대품 등을 통한 국내 전염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백승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