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북유럽 순방 ‘게임 행보’

입력 2019-06-10 17:31
핀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 단독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국내 게임 업계 주요 인사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북유럽 순방에 함께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적잖은 관심을 사고 있다. 특히 순방 막바지에 e스포츠 대회를 관람하는 일정이 잡혀, 게임 산업에 대한 정부의 사뭇 다른 시선이 감지된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 대통령은 북유럽 3국(핀란드·노르웨이·스웨덴) 6박 8일 국빈방문 일정을 수행하기 위해 9일(한국시간) 출국했다. 10일 핀란드에 도착해 공식환영식,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 협정서명식, 얀 바빠부오리 헬싱키 시장 주최 오찬, 의회의장 면담, 오타니에미 산학연 단지 시찰 등의 일정을 당일 소화한다.

이목을 끄는 건 오는 13~15일로 예정된 문 대통령의 스웨덴 순방에 국내 게임사 대표와 유관 협회장이 동반한다는 점이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방준혁 넷마블 의장, 송병준 게임빌·컴투스 대표 등 게임사 대표와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장, 김영만 한국e스포츠협회장 등 협·단체장은 스웨덴 순방에 경제사절단 자격으로 함께한다. 특히 스웨덴 방문 중 현지 e스포츠 대회를 스웨덴 인사들과 함께 관람하는 일정도 잡혀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달 말 게임이용장애(gaming disorder)의 질병코드 등록을 결정하며 국내 도입을 놓고 업계와 주무부처, 정치권은 치열한 찬반토론을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게임과 e스포츠 산업에 무게를 싣는 행보를 보여 게임 업계 표정도 한층 밝아졌다. 다만 이 같은 행보가 질병코드 반대를 직접적으로 지지한 것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북유럽 순방에서 문 대통령의 ‘게임 행보’는 게임이용장애 질병화 반대에 무게를 실어준다기보다 게임 진흥 또한 중요한 국정 과제로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게임이용장애의 국내 도입은 큰 틀에서 막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다만 4차산업혁명에서 게임은 빠질 수 없는 먹거리이기 때문에 정부는 산업 진흥도 추진하는 투 트랙(two-track)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