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 업계 주요 인사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북유럽 순방에 함께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적잖은 관심을 사고 있다. 특히 순방 막바지에 e스포츠 대회를 관람하는 일정이 잡혀, 게임 산업에 대한 정부의 사뭇 다른 시선이 감지된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 대통령은 북유럽 3국(핀란드·노르웨이·스웨덴) 6박 8일 국빈방문 일정을 수행하기 위해 9일(한국시간) 출국했다. 10일 핀란드에 도착해 공식환영식,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 협정서명식, 얀 바빠부오리 헬싱키 시장 주최 오찬, 의회의장 면담, 오타니에미 산학연 단지 시찰 등의 일정을 당일 소화한다.
이목을 끄는 건 오는 13~15일로 예정된 문 대통령의 스웨덴 순방에 국내 게임사 대표와 유관 협회장이 동반한다는 점이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방준혁 넷마블 의장, 송병준 게임빌·컴투스 대표 등 게임사 대표와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장, 김영만 한국e스포츠협회장 등 협·단체장은 스웨덴 순방에 경제사절단 자격으로 함께한다. 특히 스웨덴 방문 중 현지 e스포츠 대회를 스웨덴 인사들과 함께 관람하는 일정도 잡혀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달 말 게임이용장애(gaming disorder)의 질병코드 등록을 결정하며 국내 도입을 놓고 업계와 주무부처, 정치권은 치열한 찬반토론을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게임과 e스포츠 산업에 무게를 싣는 행보를 보여 게임 업계 표정도 한층 밝아졌다. 다만 이 같은 행보가 질병코드 반대를 직접적으로 지지한 것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북유럽 순방에서 문 대통령의 ‘게임 행보’는 게임이용장애 질병화 반대에 무게를 실어준다기보다 게임 진흥 또한 중요한 국정 과제로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게임이용장애의 국내 도입은 큰 틀에서 막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다만 4차산업혁명에서 게임은 빠질 수 없는 먹거리이기 때문에 정부는 산업 진흥도 추진하는 투 트랙(two-track)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