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예비타당성 면제사업으로 추진되는 제2경춘국도 노선과 관련해 남이섬이 관광자원과 해양안전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남이섬과 자라섬을 관통하는 제2경춘국도 노선이 확정되면 경기북부 대표 관광자원인 짚 와이어의 철거는 불가피하고, 남이섬을 오가는 운항선박의 안전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10일 가평군과 남이섬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원주국토관리청이 예비타당성 면제로 추진되는 제2경춘국도의 금남JCT~남이섬·자라섬 사이를 관통하는 노선안을 국토교통부에 제출해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제2경춘국도가 신설되면 주말과 성수기 서울~춘천 간 고속도로의 상습적 지체와 기존 경춘국도(46호선)의 교통 혼잡을 해소시켜 각종 관광 수요 유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유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존 추진되는 노선안에 반대하며 대안 노선을 제시하고 있는 가평군의 대안 노선도 남이섬과 자라섬을 관통하는 모양새다. 남이섬 측은 이 노선이 남이섬과 자라섬을 관통하며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과 해양안전의 위협이 크다고 강조하고 있다.
제2경춘국도가 남이섬과 자라섬 사이를 관통할 경우, 가장 큰 문제는 교각 구조물에 가로막혀 자연경관이 훼손됨은 물론 남이섬을 오가는 운항선박의 안전에 적신호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남이섬과 자라섬 사이 수역은 현재 최대 138t(선박 길이 26.4m)의 여객선을 비롯한 도선 8척이 매일 경기도 가평(선착장)과 강원도 춘천(남이섬) 사이를 왕복 운항하고 있다. 연평균 600여만명(1일 도선운항수 637회, 연 10만회 이상)의 국내외 관광객을 수송하고 있다.
특히 폭 12m(예인선 폭 감안 시 전체 폭 20m), 길이 28.8m, 무게 76t 규모의 바지선까지 물자를 실어 나르고 있는 수역으로 혼잡도는 상당하다. 또한 북한강 일대에서 영업 중인 수상레저 사업장 약 150곳에서 제트스키, 모터보트 등 동력장비 약 1000여대 이상이 남이섬 일대 수역을 누비고 있다.
개인소유 수상레저장비의 숫자 또한 상당해 도선 간, 도선과 유선 간, 유선과 유선 간 통항 간섭 심화로 충돌 등의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매우 높아, 연평균 1~2회의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이 와중에 남이섬과 자라섬을 관통하는 교량이 생기면 구조적인 안전 문제들로 인해 대형 인명사고 발생 가능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남이섬-자라섬 구간 선박 현황 및 운항 횟수는 연간 총 이용객 1000만명(남이섬 도선 600여만명 포함) 이상이며, 연간 운항 횟수는 50만회(남이섬 도선 10만회 포함)에 달한다.
교각 구조물로 인해 운항노선이 가로막히면 교각기둥 주변의 퇴적층 형성은 물론 운항 수위 저하를 초래해 교각 기둥사이를 왕래하는 고속의 수상레저시설과 중대형 선박 간 교통 정체 및 충돌위험이 항상 생긴다. 또한 교각 위에서 떨어지는 낙하물(쓰레기, 투척물, 고드름 등)로 인한 안전사고를 피할 수 없다.
안전문제 외에도 경기북부 대표적인 민관합작투자(경기관광공사, 가평군, 남이섬)의 성공적 운영사례로 꼽히는 무동력 하강시설인 남이섬 ‘짚와이어’의 운행 중단 및 사업폐쇄가 불가피하다.
교량이 설치되는 수역과 근접해 가평선착장에 위치한 80m 높이의 타워에서 남이섬과 자라섬 방향으로 와이어 줄을 타고 입도하는 짚와이어 레저사업은 연평균 9만5000명의 관광객이 이용하고 있다.
짚와이어 수상 높이를 감안하지 않고 남이섬 북쪽 수역에 교량을 설치할 경우 이용객들의 안전에 중대한 위해요소로 작용하여 운영중단은 피할 수 없다. 짚와이어의 두 개의 라인(남이섬 방향, 자라섬 방향) 중 한 개의 라인이라도 교량으로 인해 철거를 해야 한다면 장력으로 인해 위험이 따르기 때문이다.
남이섬 측은 짚와이어 철거는 경기관광공사, 가평군, 남이섬의 공동출자로 설립한 법인(자나라인주식회사)이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지역 공공자원의 훼손과 더불어 지역경제에 큰 손실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남이섬과 자라섬을 관통하는 교량이 생길 경우 발생하는 인근 지역의 상권 및 관광지의 경제적 손실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관광의 중심지인 남이섬의 선박운항에 막대한 영향을 끼침에 따라 수용할 수 있는 입장객의 수가 한정되며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은 약 3.8조원으로 남이섬 측은 전망하고 있다.
남이섬 측은 선박 운항 횟수가 줄어들면 남이섬으로 들어가는 최대 탑승인원은 약 34% 감소하고, 연 300만명에 달하는 남이섬 입장객 중 약 100만명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음식서비스, 숙박, 어촌계, 운수업체 등 지역사회 상권은 연 350억원, 관광지 영업손실은 연 2300억원 등 경제적 가치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남이섬 관계자는 “남이섬과 자라섬 사이를 관통하는 교량이 조성되면 자연환경 파괴 및 경관 훼손, 선박운항 어려움 및 안전사고 문제, 더 나아가 관광사업의 존속문제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피해가 최소화 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목포해양대학교 김철승 교수는 “남이섬과 자라섬 사이 수역은 대한민국에서 수상 혼잡도가 높은 지역으로 전국에서도 손에 꼽힌다”며 “선박 통항에 막대한 항해위해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교량이 설치될 경우에는 항로설계기준, 관계기관 및 이용자의 의견수렴, 선박조종시뮬레이션을 통한 선박의 통항안전성 평가 등 해상교통안전진단 선행이 필수다”라고 말했다.
가평군 관계자는 “제2경춘국도의 기본계획 상에는 관통하는 것으로 나와있어 이 같은 우려를 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설계가 들어가면 노선은 유동적이기 때문에 설계에 들어가면 군이 나서서 충분히 의견을 전달하고 협의해 남이섬과 주변 상권에 최대한 피해가 가지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남이섬은 1965년 설립된 이래 54년간 자연생태환경을 소중히 지키면서 문화예술관광지로 사랑받아 왔다. 최근 5년간 연간 약 100여만명 이상(지난해 기준 126개국)의 외국인을 포함해 약 300여만명이 방문하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민관광지다.
가평=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