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의 경제·노동계가 중국 대형 철강업체인 청산강철의 국내진출에 반발하고 나섰다.
10일 포항시와 지역 경제·노동계 대표들은 포항시청에서 국내 냉연업계의 고사와 국내 동종업계 가동중단에 따른 관련업계 대규모 실직 등을 이유로 부산시의 청산강철 국내투자유치 반대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공동 성명은 포항시를 비롯해 포항상공회의소, 포항철강산업단지관리공단, 경북동부경영자협회, 한노총 포항지역지부,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포항지역본부, 포스코노동조합 등 지역경제·노동계가 참여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현재도 중국 등 저가 수입산 냉연강판의 지속적 유입으로 국내수요의 40%를 수입산이 잠식한 상황”이라며 “청산강철의 국내 진출 시 신규투자유치에 따른 고용창출(500명)보다는 국내 동종업계 가동 중단에 따른 대규모 실직(5000명) 등으로 국가 경제 전체에 악영향을 끼쳐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번 투자유치는 개별 지역의 외자유치 실적보다는 모든 산업과의 연관 효과가 가장 큰 기간산업인 철강업에 대한 국가차원의 종합적 고려가 우선 돼야 할 것”이라며 “부산시의 청산강철 투자에 대한 검토는 즉각 중단돼야 하며 국가경제차원의 국익을 우선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청산강철 부산 투자는 최근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수출판로 확보를 위한 것으로 청산강철의 냉연제품이 한국산으로 둔갑해 수출될 시 한국은 우회 수출처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됨은 물론, 국내 수출 쿼터 소모 및 미국 무역 제재의 빌미를 제공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청산강철은 세계 1위의 스테인리스스틸(STS) 원자재 제조사로 국내 기업인 길산스틸과 1억2000만 달러 규모의 공동투자(5:5)로 부산시에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연간 60만t 생산이 가능한 대규모 냉연 공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지난달 30일과 이달 3일 한국철강협회와 포스코 노동조합에서 부산공장 설립 반대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4일 창원상의의 투자유치 철회 건의서 제출과 전국금속노조 조합원 100여명이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반대 집회를 여는 등 각종 단체에서 부산시의 청산강철 유치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포항=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