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재벌 손정의와 일본을 대표하는 의류기업 유니클로 야나이 다다시 회장, 일본 재계를 대표하는 두 거물이 책 한 권을 놓고 뜨거운 토론을 벌였다.
바로 ‘사업을 한다는 것(원제 GRINDING IT OUT·센시오)’을 두고 벌어진 토론이었다.
‘사업을 한다는 것’은 미국 맥도날드 창업자이자 회장인 레이 크록이 직접 쓴 자전에세이다. 이 책은 손정의와 야나이 다다시의 강력 추천에 힙입어 일본에서만 50만부 이상 판매됐다. 미국에서는 지금도 많은 대학과 기업에서 필독서로 채택하고 있다.
손정의는 추천사에서 “나와 야나이 다다시는 레이 크록의 이 책을 바이블처럼 여긴다는 점에서 서로 일치한다”며 “그를 존경하는 마음으로 각자의 사업을 일으켰다”고 밝혔다.
유니클로 회장 야나이 다다시는 “내가 레이 크록과 그의 사업이야기를 처음 접한 것은 고향에 돌아가 아버지가 만든 옷가게에서 일하던 시절이었다”고 회상하며 “이 책은 벤처가 무엇인지, 장사가 무엇인지 가르쳐주는 책인 동시에 한 사람의 인생을 담은 흥미로운 평전”이라고 말했다.
이 책은 비단 사업이야기만을 담고 있지는 않다. 물론 메뉴 구성의 방식, 조리법의 표준화, 효율적인 셀프서비스, 프랜차이즈화 등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동시에 52세, 당뇨병 등 지병을 가진 몸으로 어떻게 자기 자신을 관리하고 한 인간으로서 성장해 나갔는지, 인생을 이끈 2가지 철학과 사업을 바라보는 가장 합리적인 관점은 무엇인지 구구절절히 보여준다.
레이 크록이 미국 시골의 작은 레스토랑을 인수하며 맥도날드 사업을 시작한 것은 52세였다. 사실 현역에서 은퇴를 생각할 나이였다. 당뇨병 등 지병도 가지고 있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하자 아내와 주변 사람들은 하나같이 말리는 상황이었다.
사업을 시작하고도 레이 크록은 상상을 초월하는 고난과 어려움에 마주하게 된다. 그런 속에서도 미 전역 어느 매장에서나 통일된 조리과정의 매뉴얼화, ‘햄버거 대학’을 통한 매니저와 종업원들에 대한 철저한 교육,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기법의 도입, 프랜차이즈화 등 당시로서는 쉽게 생각해내기 어려운 획기적인 아이디어들을 실현시켰다.
이 책의 한국어판 제목이 ‘사업을 한다는 것’으로 결정된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이 책이 사업을 위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는 판단이다. 사업에 임하는 태도, 사업과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과 철학,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방식과 이를 실현시키는 힘, 품질과 서비스를 향상시키기 위한 현실적이고 실행가능한 방법, 의견이 다른 사람을 설득시키고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한 방법,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끝까지 해내는 힘, 삶의 가장 어려운 순간을 극복해내는 힘 등의 알찬 콘텐츠가 레이 크록 자신의 경험담과 함께 전개되며 사업가가 갖추어야 할 거의 모든 것이 이 책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전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