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의 지난 9일 수원 경기 1회초다. 민병헌(32)의 2루타와 손아섭(31)의 내야안타로 1사 1, 3루 상황이 전개됐다.
후속 타자는 4번 타자 이대호(37)였다. KT 선발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29)의 3구를 때렸다. 투수에게 되돌아간 공은 병살타로 이어졌다. 기선을 제압할 수 있었던 기회를 놓쳤고, 경기는 5연패의 늪으로 빠졌다.
이처럼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의 타격이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KT와의 3연전에서 8타수 1안타를 때렸다. 10경기로 넓혀봐도 35타수 6안타다. 타율 0.171에 그치고 있다. 홈런은 고사하고 장타가 실종됐다. 3타점에 그쳤다.
3번 타자 손아섭도 KT와의 3연전에서 11타수 2안타를 때렸다. 타율 0.182다. 장타는 없었다. 5번 타자 전준우(33)마저 11타수 2안타였다.
3~5번 타순이 KT와의 3연전 타격에서 30타수 5안타다. 타율 0.167이다. 중심 역할을 해줘야 할 중심 타선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1번 타자로 나서고 있는 민병헌이 9타수 3안타로 분전했다. 그러나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이들보다 더 문제가 되는 타순은 2번이다. KT와의 3연전 가운데 오윤석(27)이 두 차례 2번 타순에 나왔다. 9타수 1안타를 때렸다. 신본기(30)가 9일 경기에 2번 타순에 배치됐지만 역시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2번 타순 성적은 12타수 1안타였다. 주로 카를로스 아수아헤(28)가 배치됐던 타순이다. 아수아헤의 공백을 전혀 메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매번 2번 타순에서 공격의 흐름이 끊어지고 있다.
하위 타순에선 물론 포수가 집중 배치되는 8번 타순이 가장 문제다. 나종덕(21)은 8경기째 무안타다. 10경기서 18타수 1안타를 쳤다. 또 다른 포수 김준태(24)는 10경기째 무안타다.
결국 중심이 사라진 중심타선에다 공격의 흐름을 끊어 놓는 2번과 8번 타순의 적임자를 찾아내야 한다. 그러나 대안도 보이지 않고, 찾으려는 의지도 보이지 않는 롯데다.
롯데는 어차피 공격의 팀이다. 이대호와 손아섭, 전준우마저 무기력한 모습을 계속 보인다면 올 시즌 전망은 어두울 수밖에 없다. 클린업트리오 3인방이 살아야 롯데가 산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