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공격수 앙투안 그리즈만과 잉글랜드 토트넘 홋스퍼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에릭센. 올여름 이적시장 가장 뜨거운 매물로 꼽히는 선수들이다.
그리즈만은 이미 공식적으로 새로운 팀을 찾겠다고 선언했다. 에릭센은 이달 초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시도할 시기에 있다고 느낀다”는 폭탄 발언을 했다. 새로운 팀으로 이적하겠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내비쳤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토트넘으로서도 계약 기간이 일 년밖에 남지 않은 에릭센을 잡을 힘이 부족하다. 끝내 재계약을 거부한다면 내년 여름 이적료 한 푼 받지 못한 채 공짜로 보내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들이 차기 행선지에 관한 질문에 상반된 반응을 내비쳤다.
덴마크는 8일 아일랜드와 2020 유로 예선 경기를 치렀다. 에릭센은 덴마크 대표팀 소속으로 경기에 출전했고, 1대 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경기를 끝낸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나타난 에릭센에게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경기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진 후 에릭센 개인을 향한 질문도 있었다. 차기 행선지로 염두에 두고 있는 곳이 있느냐는 내용이었다. 에릭센은 무심한 표정으로 질문에 어떤 답변도 하지 않았다. 못들은 채 곧바로 현장을 빠져나왔다.
또 다른 이적설의 주인공인 그리즈만은 달랐다. 9일 터키와 유로 2020 예선전을 끝낸 후 다소 모호한 말을 남겼다.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이적에 관한 질문이 이어지자 “매우 좋은 질문”이라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0대 2로 완패하며 프랑스 선수단이 대체로 무거운 표정을 하고 있었지만 그리즈만은 달랐다. “나도 잘 모르겠다. 모든 것은 시간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마이애미가 아니라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유쾌한 농담까지 섞어가며 여유를 드러냈다. 자신을 둘러싼 이적설을 즐기는 듯한 반응이다.
그리즈만과 에릭센이 어디로 향할지는 여전히 미궁 속에 있다. 현지 매체의 보도를 통해 그들의 차기 행선지로 추측되는 여러 곳이 거론되고 있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진척 상황은 없어 보인다. 에릭센의 경우 극적인 토트넘 잔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