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고유정(36)에게 사형을 내려달라는 피해자 유족의 청원이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올라와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이 청원은 10일 현재 8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지난 7일 오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불쌍한 우리형님을 찾아주시고, 살인범 ***의 사형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당초 청원인은 *** 대신 고유정의 실명을 적었지만 국민 청원 요건에 따라 이름은 비실명처리됐다.
피해자인 전 남편 동생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형님 시신을 찾고자 온종일 사건 발생지역 하천과 수풀을 헤치며 버텨왔다"며 고유정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이어 "영장발부 전까지 유치장에서 삼시세끼 밥도 잘 챙겨먹었다는 언론기사를 보았다"면서 "유가족은 밥 한 술 넘기지 못하고 매일 절규하며 메마른 눈물만 흘리고 있다"고 절규했다.
특히 청원인은 "사건 발생 이후로 배조차 고프지 않다"며 "범인이 잡히면 숨 쉴 수 있을까 했다. 생사를 확인하면 이 고통이 끝날 줄 알았다. 시신조차 찾지 못한 지금 매일 하늘을 보며 절규하고 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청원인에 따르면 고유정은 피해자에게 양육비를 더 올려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원인은 "아들과 함께 살지도 않았는데 과연 그 돈이 아들의 양육비로 쓰였는지도 의문이다"며 "아들은 제주 외가에 있지만 자신이 청주에서 키운다고 가사법정 재판에서도 뻔뻔히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피의자 고유정은 지난 5월 25일쯤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인 강모씨를 만나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고유정은 지난달 18일 제주에 도착해 마트에서 칼과 고무장갑 등 범행 도구를 미리 구입하는가 하면, 증거인멸에 필요한 표백제를 사는 등 치밀한 계획범죄 정황이 드러났다.
고유정은 여전히 '우발적 범행'임을 주장하며 자신의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5일 인천시 서구 재활용품업체에서 고유정에게 살해당한 피해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뼈 일부를 발견했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고유정이 경기도 김포시 아버지 명의 아파트 내 쓰레기 분류함에서 전 남편 강씨의 시신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흰색 종량제봉투를 버리는 모습을 확인했다.
이후 해당 봉투의 이동 경로를 쫓아 봉투에 담긴 물체가 김포시 소각장에서 한 번 처리된 후 인천시 서구 재활용업체로 유입된 것을 확인했다.
발견된 유해는 뼛조각으로 소각장에서 500~600도로 고열 처리돼 3㎝ 이하로 조각나 있었다.
경찰이 유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유해가 이미 소각된 상태여서 신원 확인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
“고유정 사형해 달라” 청와대 국민청원 8만명 동의
입력 2019-06-10 12:48 수정 2019-06-10 1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