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을 맡고 있는 김인기 목사가 최근 극단적인 정치적 발언으로 비판을 받는 전광훈 한기총 대표회장을 “내부에서 막을 사람이 없다”고 걱정했다.
김 목사는 10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서 최근 도를 넘은 정치적 발언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전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목사는 전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이유에 대해 “유튜브 방송을 통해 막말과 망언을 일삼았다. 비인격적 비하 발언을 수없이 많이 했다. 또 취임 때부터 정치적인 목적으로 한기총을 독단적으로 활용했다”며 “전 목사가 더는 한기총 대표회장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 목사는 “전 목사가 한기총 회장이 된 건 정치적인 목적”이라며 “옛날에는 한기총 내에도 보수와 진보가 어우러졌다. 하지만 전 목사가 대표회장이 된 이후 한기총이 너무 정치적으로 극단적으로 갔다”고 주장했다.
김 목사는 이어 “지난달 27일 비대위를 구성해서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더니 전 목사가 비대위 13명에 대해 그날 해임 문자를 보냈다. 너무나 살벌한 공포정치”라며 “이런 식으로 전 목사가 강압적으로 한기총을 운영했다. 거의 70~80%가 반대하지만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전 목사가 문재인 대통령이 하야할 때까지 단식하겠다고 했는데 그를 막을 사람은 한기총에 거의 없다. 비대위원들이 전 목사를 강력하게 제지하지 않는다면 한기총이 해체돼서 영원히 없어질 수도 있지 않겠는가. 한국 교회는 물론이고 정치적으로도 굉장히 혼란스럽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전 목사의 ‘막말 퍼레이드’에 개신교 내부서도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전씨는 지난 5일 “한기총은 그동안 한국교회가 이루어놓은 세계사적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문 대통령이 올해 연말까지 하야할 것과 내년 4월 15일 총선에서 대통령 선거와 개헌헌법선거를 실시할 것을 요구한다”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하야할 때까지 청와대 앞에서 릴레이 단식기도를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3월에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면담하면서 “제 개인적 욕심으로는 (황 대표가)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을 이어가는 세 번째 지도자가 돼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문 대통령을 간첩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기독교계 원로인 손봉호 고신대 석좌교수는 “수준 이하의 발언이기 때문에 기독교인을 부끄럽게 만든다”며 “한국 기독교의 명예를 아주 크게 훼손시켰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파당 정치에 관계된 모든 발언은 기독교 역사에서 허용되지 않는 것”이라며 “정치인으로도 성공할 거 같지 않다. 그런 식의 발언은 우리 정치계를 더 저급하게 만든다. 목사직에서 물러나 회개하라”고 주장했다.
박준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