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지 “김정민 다독인 이광연 덕에 세네갈 위축”

입력 2019-06-10 11:17
뉴시스

전직 국가대표 골키퍼이자 방송사 축구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레전드’ 김병지가 36년 만에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을 월드컵 4강으로 견인한 골키퍼 이광연(20·강원)을 칭찬했다.

김병지는 10일 MBC 라디오 시사교양 프로그램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한국이 지난 8일(현지시간) 세네갈과 가진 2019 U-20 월드컵 8강전에서 혈투 끝에 승리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이렇게 말했다.

국가대표 골키퍼로 오랜 기간 활약했던 김병지는 같은 포지션에서 뛰고 있는 후배 이광연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광연의 방어력이 팀 전체에 신뢰와 자신감을 안겨줬다. 수비와 골키퍼가 불안하면 공격할 때도 뭔가 불안하다. 이광연은 그런 불안감을 완전히 지우면서 팀을 지켰다”고 치켜세웠다.

김병지는 8강전 승부차기에서 첫 번째 키커로 나섰지만 실축한 김정민을 다독인 이광연을 인상적으로 봤다. 그는 “첫 번째 키커가 실축하면 나머지 선수들은 심리적으로 상당히 위축된다. 그런데 실축한 김정민을 이광연이 웃으면서 다독여줬다. 이 모습을 세네갈 선수들도 다 봤다”며 “우리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상대 선수들에게 위축감을 줄 수 있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자신감이 후발 키커들에게도 전해질 테고, 반대로 상대에 부담감 줄 수 있는 좋은 장면이었다. 이런 신뢰와 믿음이 하나하나 쌓여서 좋은 결과로 경기를 끝냈다”고 덧붙였다.

김병지는 이광연의 유럽 무대 경험이 노련한 선방능력의 원천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광연 선수는 어린 나이에 스페인에 갔다. 유럽 선수들의 움직임을 견뎌내면서 왔다”면서 “차세대 한국 축구를 이끌어 가며 세대교체를 할 선수들이 많이 성장하고 있다”고 흐뭇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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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연은 2019 U-20 월드컵 8강전에서 세네갈 선수들의 강력한 슛을 온몸으로 막아내며 팀을 4강으로 이끌었다. 승부차기에서 그의 진가가 빛났다. 첫 번째 키커 김정민이 실축하자 웃으면서 다독여주며 팀의 사기를 올렸다. 2-2로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세네갈 4번째 키커의 슈팅을 막아내기도 했다. 분위기에 압도된 세네갈 선수들은 연이어 골문을 크게 벗어난 슛을 하고 자멸했다.

이제 이광연은 4강전을 준비한다. 그는 에콰도르와 맞붙을 4강전에 앞서 스포티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에콰도르전에는 자신감이 있다. 연습경기에서 이긴 경험이 있어서 딱히 어렵다고 생각 안 한다. 회복만 잘하면 저희가 준비를 잘해서 경기에서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준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