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9일 북유럽 3개국 순방을 떠나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정상회담은 국가를 위한 테마가 있어야 한다. 북극의 오로라만 보고 돌아오지 마시길 바란다”는 주문을 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공개된 자신의 유튜브 채널 ‘TV홍카콜라’에 출연해 “북유럽 3개국에 왜 가는 것인지 나는 참으로 이해하기가 어렵다. 여름휴가는 아니죠?”라고 물었다. 문 대통령은 6박 8일 일정으로 핀란드·노르웨이·스웨덴 3국을 국빈 방문하기 위해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홍 전 대표는 “지금은 북유럽 관광하기 좋은 계절”이라며 “저도 국회의원을 할 때 많은 국회의원들이 6, 7월에 북유럽 3국을 방문하면 환상적이라고 추천했지만, 저는 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상회담은 일반 회담과 달라서 그 나라에 가는 목적이 있어야 한다. 외유나 유람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은 미·중 무역전쟁 사이에 끼어 어느 쪽에도 가담하지 못하는 어정쩡한 입장”이라며 “북핵 문제를 놓고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간에 갈등이 있다는 보도가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주변국 외교를 할 게 아니라 세계 중심축을 이루는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를 통해 북핵 문제와 통상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홍 전 대표는 “이럴 때 북유럽 3개국에 가면 ‘오로라 보러 가느냐’, 이런 비난이 나올 수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가셔야겠다면 노르웨이와 스웨덴 두 나라가 어떻게 화해하고, 어떻게 협력해서 선진국이 됐는지 면밀히 보고 오시라”고 권했다.
노르웨이는 1814년 스웨덴에 예속됐다가 1905년 독립했다. 홍 전 대표는 “한·일 관계도 일제 36년에 얽매이지 말고 미래를 향해 제대로 풀어가야 한다”며 “문 대통령은 밤에 오로라를 보면서 거기에만 심취하지 말고, 좋은 경치 구경도 하면서 스웨덴·노르웨이가 화해한 모델도 갖고 오시라”고 말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