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발굴 작업이 진행 중인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 화살머리고지에서 유엔군으로 추정되는 전사자 유해가 처음 발견됐다.
국방부는 9일 “지난 5일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유엔군으로 추정되는 전사자 유해가 최초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어 “두개골, 대퇴부 크기 등 전형적인 서양인의 유해 특징, 6·25전쟁 당시 미군·프랑스군 전투지역에서 유해가 발굴된 점, 유해발굴 현장에서 미군 전투화 및 미군 전투복 단추 등이 함께 발견된 점 등을 고려해 6·25전쟁 당시 유엔군으로 참전했던 미군 또는 프랑스군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유해는 사람의 형체를 거의 그대로 유지한 완전유해 형태로 발굴됐다. 국방부는 미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DPAA), 주한 미국·프랑스 대사관 측과 협의해 신원확인을 할 계획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6·25전쟁 당시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선 모두 4차례 전투가 벌어졌다. 미군과 프랑스군은 각각 1개 대대 규모 병력이 참전했으며, 이 가운데 전사자는 100여명으로 추정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수습되지 않은 미군, 프랑스군 전사자는 20명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지난 4월 1일부터 화살머리고지 일대 남측 지역에서 지뢰제거와 기초발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9·19군사합의에는 올해 4월 1일부터 남북공동유해발굴을 시작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북한은 ‘남측 유해발굴단 구성을 완료했다’는 지난 3월 6일 우리 군 당국 통보에 현재까지 응답하지 않고 있어 남측 단독 발굴만 진행되고 있다.
9일 기준 화살머리고지에서 발굴된 유해는 425점, 유품은 2만9813점이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오는 11일 주한 미국·프랑스 대사관과 유엔군사령부 관계자들과 함께 유해발굴 현장을 방문할 계획이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