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라 쫌! Do Something!” 한 롯데팬의 스케치북 절규

입력 2019-06-08 21:07 수정 2019-06-08 21:32
SBS스포츠채널 중계방송 화면 캡처

“해라 쫌! Do Something!”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 경기가 펼쳐진 8일 수원 야구장. TV화면에 잡힌 한 롯데 팬의 스케치북에 적힌 글귀다. 승패를 떠나 승리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달라는 한 롯데 팬의 절규가 적혀 있다.

그러나 롯데의 경기력은 이날도 실망 그 자체였다. 롯데는 2대 6으로 패했다. 4연패다. 1위 SK 와이번스와는 무려 19.5게임차가 나게 됐다. 9위 KIA 타이거즈와도 2.5경기차다. 탈꼴찌는 이제 요원해졌다.

꼴찌 여부를 이날 롯데 선수들이 보여준 경기력은 최근 경기 중 최악이었다.

우선 선발 투수 김원중(26)은 마운드에서 중심을 잡아주지 못했다. 안타나 볼넷 등을 허용할 때는 감정 변화가 역력했다.

역시 볼넷 뒤 장타 허용 공식은 그대로 적용됐다. 3회말 2번 타자 조용호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3번 타자 강백호에게 좌중간 2루타를 허용했다. 유한준의 3루수 땅볼 때 3루 주자 조용호를 잡아내는 데까지는 성공했다.

그러나 황재균 타석 때 포일이 발생했다. 1사 2,3루가 됐다. 황재균에게 적시타를, 박경수에겐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3회초 번 2점을 모두 까먹었다.

5회말 또다시 강백호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유한준의 3루수 땅볼 아웃때 강백호는 3루까지 달렸고, 송구 실책까지 겹치며 강백호는 홈까지 달려들었다. 또다시 1실점이다.

6회말에도 김원중에겐 안정감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어두운 얼굴 기색이 역력했다. 장성우 안타에 이어 박승욱 안타, 김민혁 안타까지 맞으며 4점째를 실점한 뒤에야 진명호로 교체됐다.

김원중은 5.1이닝 동안 4실점(2자책점)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6패(4승)째다.

김원중에 이어 6회말 1사 상황에서 올라온 진명호는 7회말까지 1.2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투구수는 18개에 불과했다. 2-4로 뒤진 상황이어서 역전도 노려볼만했다.

그런데 롯데는 투구수가 적었던 진명호를 내리고 8회말 투수를 정성종으로 교체했다. 연속 3안타를 맞으며 2실점하며 롯데의 추격 의지를 스스로 지워버렸다.

타선은 더 답답했다. 3안타가 전부였다. 3번 손아섭, 4번 이대호, 5번 전준우는 무안타였다.

한마디로 꽉 막힌 타선에다 불안하기 짝이 없는 선발 및 불펜 투수, 실책을 남발하는 수비력, 전략 부재의 코치진이 6월 8일 롯데가 보여준 경기력이다.

롯데 팬들을 위해 승리까지는 안되더라도 뭐라도 보여줘야 한다. 한 팬은 그것을 스케치북에 적은 것이다.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무기력한 경기력을 지켜보는 것에 롯데팬들을 지쳐버렸다. 롯데가 망가진 데 대한 책임을 지는 결자해지의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