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와의 지난 7일 경기 1회초였다. 롯데 선발 투수는 서준원(19)이었다. 선두타자는 김민혁(24)이었다. 8구째까지는 긴 승부였다. 결과는 볼넷이었다.
8회초다. 롯데 좌타자 김민혁을 상대하기 위해 고효준(36)을 마운드에 올렸다. 필승조다. 먼저 투스트라이크가 잡혔다. 그리고 4구째를 때려 2루수 옆 안타를 뽑아냈다. 그리고 계속된 상황에서 황재균(32)의 안타 때 결승 득점을 올렸다.
김민혁이 이렇게 잘해주리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강백호(19)가 우익수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좌익수 후보론 거론됐지만 말이다. 통산 성적도 신통치 않았다.
2014년 2차 드래프트 6라운드 56순위로 KT에 입단한 김민혁은 입단 첫해엔 1군에 올라가지 못했다. 2015년 82경기에 출전해 156타수 43안타, 타율 0.276을 기록했다. 특히 도루 12개를 기록하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2016년 26경기 출전에 그치며 29타수 3안타, 타율 0.103에 머물렀다. 도루도 2개에 불과했다. 상무에 입대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남부리그에서 타율과 최다안타, 도루 등 5개 부문을 석권했다. 당연히 스프링캠프에 동행하며 이강철 감독의 눈에 들었다.
이 감독의 선택은 적중했다. 올 시즌 59경기에 나와 195타수 60안타로 타율 0.308을 기록하고 있다. 도루도 8개나 된다. 30득점도 올렸다. 리드오프로서 제격인 활약이다.
숙제도 꽤 있다. 외야수로서 실책이 3개로 많다. 또 출루율이 0.366으로 타율에 비해 그리 높지 않다. 볼넷이 13개로 적은 편이다. 변화구 대처 능력이 여전히 부족하다. 체력적인 문제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런 점을 극복한다면 KBO리그를 대표하는 리드오프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물론 차세대가 아닌 현재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