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와글와글’ 화제… 이재명 “우리 스스로 먼저 소통해야”

입력 2019-06-08 10:23

다음 달 1일부터 경기도청 공무원들은 무더운 여름철에 반바지를 입고 출근할 수 있다. 경기도청 전 직원들의 소통을 위해 마련된 통합게시판 ‘경기 와글와글’에 한 직원이 ‘여름철 반바지 착용’을 건의했다. 이 건의는 전 직원 설문조사로 확대돼 대다수(79%)의 찬성으로 복장 간소화가 실현된 것이다.


경기 와글와글이 소통·공감을 넘어 정책제안의 장으로 까지 활발히 운영되면서 도청 내 새로운 직장문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는 평가가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해 11월 간부회의 공개를 요청한 직원 건의에 대해 이재명 도지사가 “좋은 의견”이라며 “보안이 필요한 사항이 아니면 중계를 검토해 달라”고 담당부서에 요청했다. 그리고 같은 달 30일부터 간부회의가 영상으로 중계되고 있다.

직장 내 성차별, 갑질, 회식문화와 관련해 경기 와글와글에 5차례 건의가 올라왔다. 평균 28건의 댓글도 달리며 핫이슈로 떠올랐다. 직원들의 건의를 받은 이 지사는 지난 5월 7일 직원 상호 간 성차별적 발언과 부서 회식 시 술잔 돌리기, 인위적 자리배치 금지를 당부했다. 이어 같은 달 24일에는 도지사와 3부지사, 실국장 이하 간부공무원이 함께 ‘우리는 함께 일하는 동료입니다’란 주제아래 갑질, 성차별, 성희롱 없는 공정한 직장 만들기 선언식을 갖기도 했다.

이밖에도 회의실 정수기 설치 등 1회 용품 줄이기에 대한 다양한 아디이어가 채택돼 도는 4월 26일부터 회의실에 종이컵을 없애는 등 1회용품 사용 제로화를 추진 중이다.

공감행정을 강조하는 이 지사의 의지가 반영된 경기 와글와글은 지난해 9월 19일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도청 직원뿐 아니라 도지사와 실국장, 일선 소방 공무원까지 1만5000명에 달하는 전 직원이 참여할 수 있는 내부소통공간이다.

이 지사는 게시판 개설과 동시에 “우리 스스로 먼저 소통해야 도민들과도 잘 소통할 수 있다. 경기도 공직자와 도지사가 함께 공유하는 공간으로 많이 활용되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영상메시지를 통해 소통을 당부 했다.

김재훈 경기도 기획담당관은 “직원들의 건의가 실제 정책으로, 직장문화 개선으로 이어지면서 소통이 계속해서 활발해 지고 있다”면서 “와글와글이 도지사와 직원 간 직접소통은 물론, 직원 간 입장 차이를 이해할 수 있는 공감의 장소, 다양한 정책 아이디어가 오고 가는 소통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8일 경기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경기 와글와글 게시판에는 5월 말 현재 일평균 1666명(휴일 포함), 누적집계 42만4711명이 접속했다. 총 659건의 글이 게시됐으며 자유의견 등 319건을 제외한 340건이 고충 및 건의사항, 정책제안이었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