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정수리 공개’ 비판에 머리 묶은 고유정…범행 동기·수법 오리무중

입력 2019-06-08 05:31

제주도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을 잔인하게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고유정(36)의 얼굴이 결국 공개됐다. 신상공개 결정이 내려진 지 이틀 만이다. 고유정은 비교적 태연한 모습이었다.

고유정은 지난 7일 오후 4시쯤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진술 녹화실로 이동하면서 얼굴을 드러냈다. 얼굴을 가렸던 긴 머리를 묶고 담담한 표정으로 경찰의 안내에 따른 고유정은 오른쪽 손에 흰색 붕대가 감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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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고유정은 신상정보 공개가 결정된 뒤 언론에 모습을 드러낼 때 고개를 숙여 흘러내린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리는 방법으로 얼굴 노출을 피했다. 때문에 얼굴 공개가 아닌 정수리 공개라는 비판을 받았었다. 이는 고유정이 아들과 가족 때문에 얼굴을 노출할 수 없다고 반발하면서 얼굴 공개를 피한 것이다.

경찰은 “고유정이 얼굴이 노출되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는 발언까지 했다고 전했다. 경찰도 당사자가 거부하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대중들은 잔인한 수법으로 전 남편을 살해한 고유정의 얼굴을 공개해야 한다는 비판이 거세졌고 경찰도 고심 끝에 고유정의 머리를 묶는 방법으로 얼굴을 노출시켰다.

우여곡절 끝에 고유정의 얼굴은 공개됐지만 범행 동기와 방법 등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고유정은 범행 전 자신의 휴대폰으로 ‘니코틴 치사량’ 등을 다수 검색했다는 점에서 약독물을 이용해 강모씨(36)를 살해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에 힘이 실렸다.

그러나 강씨의 혈흔을 감식한 결과 약물을 사용하지 않을 것으로 밝혀지면서 범행수법이 의문으로 남았다. 키 180㎝, 몸무게 80㎏의 건장한 체격의 강씨를 키 160㎝, 50㎏가량의 체격의 고유정이 혼자서 살해하는 게 가능하냐는 것이다.

고유정은 또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며 범행동기에 대해 여전히 함구하고 있다. 경찰은 ‘시신을 바다에 버렸다’는 고유정의 진술을 토대로 지난 2일 해경에 수색 협조를 요청해 제주와 완도 여객선 항로를 중심으로 수색했지만 숨진 강시의 시신을 찾지 못했다.

경찰은 고유정이 정확한 범행 동기 등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는 상황에서 현장검증을 벌이는 것은 무의미한 데다 실제 가능하지도 않다고 판단, 검찰과 조율 후 현장검증 없이 오는 12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