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감바 오사카)의 호주전 연속골로 ‘벤투호’가 10승 고지를 밟았다. 익숙지 않은 3-5-2 포메이션을 내세워 답답한 흐름을 이어가던 벤투호는 황의조의 결승골로 4년 만에 호주를 상대로 승리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의 남자 축구대표팀은 7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30분 터진 황의조의 골로 1대 0으로 승리했다. 경기 전까지 9승 4무 1패의 성적을 기록했던 벤투 감독은 이로써 부임 이후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다. 지난 3월 볼리비아(1대 0 승), 콜롬비아(2대 1 승)와의 평가전 승리에 이은 A매치 3연승이다. 호주와의 상대 전적 역시 8승 11무 9패로 균형에 더 가까워졌다.
벤투 감독은 이날 주로 써왔던 4-2-3-1이 아닌 스리백을 내세운 3-5-2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임했다. 권경원(텐진 콴잔) 김영권(감바 오사카) 김민재(베이징 궈안)로 구성된 스리백은 벤투호에서 낯선 포메이션이다. 스리백 앞에 김진수(전북 현대) 주세종(아산 무궁화) 김문환(부산 아이파크)이 서고 2선에 황인범(밴쿠버 화이트캡스) 이재성(홀슈타인킬)이 나섰다. 여기에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잘츠부르크)이 최전방 투톱으로 호흡을 맞췄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익숙지 않은 지 전반에는 답답한 45분을 보냈다. 호주는 아시안컵에 참가했던 주전들이 대거 빠졌지만 강한 압박으로 한국을 몰아붙였다. 한국은 스리백과 미드필더의 빌드업(공격전개)가 원활하지 못했고, 전진 패스 역시 많이 나오지 않았다. 패스가 제대로 연결되지 못하면서 손흥민 황희찬 투톱은 이렇다 할 득점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손흥민에 대한 집중 견제 역시 득점 찬스를 어렵게 했다. 별다른 공격 기회를 만들지 못 하면서 한국은 전반 슈팅 숫자 0개를 기록했다. 오히려 전반 18분 코너킥 상황에서 미첼 듀크의 헤딩 슈팅이 골 포스트를 때리는 등 위기를 맞았다.
답답한 경기 흐름은 후반 들어 달라지기 시작했다. 손흥민이 후반 14분 돌파로 분위기를 끌어올린 데 이어 4분 뒤에는 프리킥을 때려 상승세를 이어갔다. 벤투 감독은 후반 22분 황희찬을 빼고 황의조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이어 홍철(수원 삼성) 나상호(FC 도쿄)도 연속 투입해 공격 수위를 높였다. 결국 후반 30분 홍철이 왼쪽에서 날린 원 바운드 크로스를 황의조가 오른발로 밀어 넣어 골로 연결시켰다. 황의조가 살아나면서 손흥민의 움직임도 활발해져 후반 37분 드리블에 이은 날카로운 슈팅을 때리기도 했다.
2004년 독일과의 평가전 이후 15년 만에 대표팀 경기가 열린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는 5만2213명의 관중이 들어섰다. 이날 승리로 대표팀은 2002 한·일월드컵 폴란드전을 포함해 부산에서 치른 A매치에서 5승 1무로 무패 행진도 이어가게 됐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