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에 치약을 넣어 노숙자에게 먹이는 영상을 찍은 유튜버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법원이 노숙자에게 치약이 든 오레오 과자를 먹여 정신적 피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된 중국계 유튜버 강화 렌에게 징역 15개월을 선고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법원은 렌의 행위가 노숙자의 인격을 모독했다며 피해자에게 2만2300유로(약 30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고 향후 5년간 유튜브를 포함한 모든 SNS 계정을 폐쇄할 것을 명령했다.
‘리셋(ReSet)’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렌은 12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유튜버다. 렌은 중국에서 태어나 스페인으로 이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렌은 2017년 치약을 넣은 오레오를 만들어 거리의 노숙자에게 먹이는 영상을 촬영한 뒤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렸다.
영상에서 렌은 오레오 과자 속에 있는 크림을 모두 긁어내고 치약을 짜서 넣었다. 그리고 길거리에 앉아있던 노숙자에게 “배고프죠? 이걸 드릴게요”라며 과자를 건넸다. 노숙자는 “정말 고마워요”라며 과자를 받아먹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노숙자는 복통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렌은 영상에서 “노숙자가 된 후로 이를 한 번도 닦지 않았을 것이다. 난 그가 이를 닦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노숙자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과자를 먹고 5분 뒤 갑자기 속이 울렁거렸다. 모두 토해내고 말았다”며 “나는 그 유튜버가 누군지도 몰랐다. 일을 겪고 난 뒤로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호소했다.
도를 넘은 장난에 비난 여론이 들끓자 바르셀로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렌은 해당 영상을 내리고 다시 노숙자를 찾아가서는 20유로(약 2만5000원)를 건네며 사과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렌은 피해자의 딸에게 300유로(약 40만원)를 제시하며 자신을 고소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렌은 법정에서 “유튜브 영상은 그저 짓궂은 장난이었다. 피해자와 화해를 하려고 노력했다”며 “나는 쇼를 만드는 사람이다. 사람들은 병적인 것을 좋아한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렌이 취약한 계층을 대상으로 잔인한 행위를 저지른 대가로 2000유로(약 266만원)가 넘는 광고수익을 올렸다며 징역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렌은 실제로 감옥에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법상 징역 2년형 이하의 비폭력 범죄를 저지른 초범의 경우에는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다.
강문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