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불 끄고 영업하는 사장님 사연 ‘은혜 갚는 제비’ 때문?

입력 2019-06-08 06:00
L자 간판 옆에 둥지 튼 제비. 트위터 캡처

일본 에히메현 유명 관광지인 도고온천 인근 로손(LAWSON) 편의점은 간판 맨 앞글자인 ‘L’의 불을 끈 채 운영하고 있다.

아시히신문은 지난달 30일 해당 편의점이 2년째 간판 L자에만 불을 켜지 않고 영업 중인 사연을 소개했다.

간판 옆에 둥지를 튼 제비. 트위터 캡처

지난해 봄 편의점 간판 L자 옆에는 제비 한 마리가 날아와 둥지를 틀고 새끼를 낳았다. 사장님은 간판의 빛 때문에 제비가 놀랄까 봐 일부러 L자에 불을 꺼버렸다. 또 밝은 불빛을 좋아하는 까마귀나 제비를 노리는 다른 짐승들에게 새끼들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는 조치이기도 하다.

편의점 사장 요시모토 슈사쿠씨는 “지난해 5월 제비가 둥지를 만들었을 때부터 L자 간판에 불을 껐다”고 말했다. 손님들은 간판을 언제 고칠 거냐고 물었지만 요시모토씨는 “계속 그대로 둘 거다”라고 답했다. 내년에 제비가 또다시 돌아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장님의 기대에 부응하듯 올해 봄이 되자 제비는 다시 돌아왔다.

간판 옆에 둥지를 튼 제비. 트위터 캡처

이 사연을 접한 지역 주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은 간판에 둥지를 튼 제비를 보기 위해 편의점을 찾아왔다. 오가는 사람이 많아지자 편의점 매출도 늘었다. 이런 현상에 사람들은 “은혜 갚는 제비”라는 반응이다.

간판 옆에 둥지를 튼 제비. 트위터 캡처

요시모토씨는 “새끼들이 자라는 것을 보려고 매일 들르는 손님도 있다”며 “마침 우리 지역 프로야구단의 마스코트가 제비이기도 한데 인연이 있는 것 같다. 제비 가족이 잘 지낼 수 있도록 지켜봐 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다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