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7일 청와대가 천안함과 연평해전 유족들을 초청해 진행한 점심식사 자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진이 수록된 책자가 배포된 것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인간의 기본적 도리마저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느냐. 정말이지 저라도 그분들께 대신 사과드리고 싶다”며 이 같이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이 지난 4일 주재한 국가유공자·보훈가족 초청 오찬 행사에서 배포된 국정홍보용 소책자에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이 손을 맞잡은 사진이 수록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행사에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전사한 고(故) 서정우 하사의 모친과 제2연평해전 전사자 고(故) 한상국 상사의 아내 등이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은 “청와대는 유족과 국민들께 사죄하고 용서를 구하라”고 촉구했다. 김현아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의 아픔을 이해하지 못하는 청와대는 제정신인가. 생때같은 아들을 하루아침에 잃은 유족들을 위로하는 행사에서 원수의 사진을 보여준 것”이라며 “5·18 유족들을 불러놓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진을 보여준 것과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충격을 받은 유가족들은 급체하고 도저히 운전을 할 수 없어 대리를 불러 귀가했다고 한다. 어떻게 이렇게 국민에게 잔인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이 사람에게 해서는 안 되는 못된 짓이다. 청와대는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능력을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