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기자, 김정은 평전 출간…“어릴 때부터 남달랐던 아이”

입력 2019-06-07 14:19 수정 2019-06-07 15:40
애나 파이필드 트위터

애나 파이필드 워싱턴포스트 베이징 지국장이 집필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전 ‘마지막 계승자’가 출간됐다. 그는 북한 소식에 정통한 인물로 알려졌다.

워싱턴 포스트는 6일(현지시간) ‘위대한 계승자: 훌륭한 영도자 김정은의 신성하고 완벽한 운명’(The Great Successor: The Divinely Perfect Destiny of Brilliant Comrade Kim Jong Un)이란 제목의 평전이 11일부터 판매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국에는 ‘마지막 계승자’라는 제목으로 출간됐고, 해외사이트에서는 예약주문이 가능하다.

애나 파이필드는 이 책을 쓰면서 김 위원장의 친척과 일본인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 등을 인터뷰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책 내용 중 일부를 공개했다.

이 책에는 그의 어린 시절 모습과 성향 등이 적혀있다. 책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어린 시절부터 일본에 대한 적개심을 갖고 있었다. 그의 부친인 고(故)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일본인 요리사였던 후지모토는 김 위원장이 6살이었을 당시 처음 그와 만났다. 후지모토는 김 위원장에게 악수를 청했지만 그는 이를 무시하고 날카롭게 노려봤다. 그는 어린 김 위원장의 눈빛은 마치 ‘이 혐오스러운 일본놈’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어린 아이가 나이가 많은 어른을 빤히 노려본다는 사실에 충격받았다고도 했다. 결국 아버지가 후지모토를 소개한 뒤에야 악수를 받아들였다.

김 위원장은 7살 때부터 자신의 전용 차량과 총을 소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차량은 어린 김 위원장이 직접 몰 수 있도록 개조됐다. 총은 콜트 45구경 권총으로 김 위원장은 11살 때부터 이 총을 허리에 차고 상시 소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책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가장 좋아하는 운동은 농구다. 농구 경기를 강박적으로 분석할 정도로 애착이 있다고 했다. 경기를 잘 이끈 선수에게는 칭찬을 했고, 그렇지 않은 이에게는 질책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책에는 “마치 지휘법을 연습하는 것 같았다”고 적혀있다.

이 책은 김 위원장은 부족함 없는 환경에서 자랐지만 항상 외로움을 느꼈고 후지모토가 그의 친구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후지모토에 따르면, 1991년 김 위원장이 7살이었을 때 그는 김 위원장의 어머니 고용희, 형 김정철과 함께 브라질 여권을 위조해 일본 디즈니랜드에 갔다. 당시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본 김 위원장의 어머니는 놀이기구를 북한으로 들여오려면 얼마가 필요한지 물어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친척들은 그가 어릴 때부터 궁금한 것은 반드시 알아내는 호기심이 강한 아이였다고 회상했다. 특별한 가정에서 특별한 대우를 받으며 자라서 일반적인 가정에서 자란 아이와는 다르게 어릴 적부터 남다른 사고와 행동을 보였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8~9세 시절 비행기와 장난감 배에 관심을 보였는데 작동 원리가 궁금해 밤새 실험한 적도 있다고 했다. 혼자서 알아내지 못할 것 같으면 즉시 전문가를 소환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의 고모는 “질문이 있으면 아무리 늦어도 기술자를 불러 설명을 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