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식품·호텔업계, 때이른 더위로 보양식품 속속 출시

입력 2019-06-07 10:57
민어회. 이마트 제공

유통·식품·호텔업계가 예년보다 한 달 빨리 여름 ‘보양식’ 전쟁에 돌입했다. 때이른 더위로 보양식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민어와 삼계탕, 오리고기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1인 가구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따지는 소비자 모두 잡겠다는 전략이다.
올반 흑마늘 삼계탕. 신세계푸드 제공

7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오는 12일까지 남해 미조면에서 양식한 민어회(200g) 한 팩과 민어 서더리 탕감 한 팩을 각각 1만9800원, 9900원에 판매한다. 자연산 민어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여름철이면 ㎏당 가격이 최대 8만원에 이를 정도로 비싸지만 양식 민어는 자연산 민어보다 약 50% 이상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이 이마트 측 설명이다.

신세계푸드는 ‘올반 흑마늘 삼계탕’을 출시했다. 올반 흑마늘 삼계탕은 국내산 닭 한 마리에 흑마늘과 인삼과 찹쌀, 능이버섯 등을 넣은 보양 간편식이다. 이보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지난달 ‘비비고 추어탕’과 ‘비비고 반계탕’을, BGF리테일이 운영하고 있는 편의점 CU는 ‘기력충전 정식’을 출시하고 1인 가구는 물론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자 마음 사로잡기에 분주하다.
기력충전 정식. BGF리테일 제공

호텔업계도 관련 수요 잡기에 한창이다.
롯데호텔서울은 대표 레스토랑 4곳에서 ‘보양식 메뉴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한식당 ‘무궁화’에서는 해삼 등을 넣은 ‘인삼 해삼증’을, 중식당 ‘도림’에서는 중국식 냉면을, 일식당 ‘모모야마’에서는 성인병 예방과 원기회복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장어를 이용한 ‘장어솥밥’을 선보인다.
모모야마 장어솥밥. 롯데호텔 제공

업계가 평소보다 서둘러 보양식 제품을 내놓는 까닭은 이른 더위 탓이다. 일반적으로 보양식 제품은 본격적인 무더위 시작과 함께 증가한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의 경우 첫 폭염 특보가 내려진 6월 2일 이후 닭과 오리, 전복·장어 등 매출이 직전년 동기 대비 10% 가량 뛰었다. 이마트는 “무더위를 이기기 위해 보양식을 찾는 소비자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판단해 처음으로 6월에 민어 보양식을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보름 가까이 빠르게 첫 폭염 특보가 발령되며 보양식 제품 출시를 앞당긴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5월부터 시작된 더위로 보양식 제품 관련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업계별로 서둘러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평균 기온과 최고 기온은 각각 19.4도, 33.4도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도, 3.8도 높았다.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더위로 보양식 시장을 둘러싼 경쟁을 올해도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업계는 가정간편식(HMR) 삼계탕 등 집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보양식 제품에 대한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가 증가 등으로 집에서 쉽게 먹을 수 있는 보양식에 대한 인기가 높을 것이다”고 말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