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김태균(37)은 말 그대로 김태균이었다. 필요할 때 그는 타석에 있었다. 6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가 그랬다.
출발은 좋지 못했다. 1회초 2사 상황에서 제라드 호잉(30)이 2루타를 치고 나갔지만, 5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3회초 1사 2,3루 상황에선 초구를 때려 큼지막한 우익수 플라이를 만들어냈다. 선취 득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5회초다. 무사 2,3루 상황에서 오선진의 안타로 역전에 성공했지만 이어진 공격에서 제라드 호잉이 삼진아웃당하며 공격의 흐름이 끊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김태균은 바뀐 투수 박시영의 초구를 때려 2타점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김태균의 안타가 없었다면 경기 결과는 예측 불허 상황으로 빠져들 수 있었다. 그리고 7회초에도 안타를 추가했다. 이날 3타수 2안타, 3타점으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김태균은 7일 현재까지 타율 0.323으로 한화에서 유일하게 3할 타율을 기록 중인 선수다. 그러나 구단 안팎의 평가는 좋지 못했다. 장타력이 예전같지 않고, 득점권에서 약하다는 시선이 우세했다.
실제 그렇다. 올시즌 홈런은 1개에 불과하다. 장타율은 0.395에 그치고 있다. 특히 득점권 타율은 0.244다. 타점도 19타점으로 적다.
최근 10경기를 살펴봐도 사정은 비슷하다. 홈런은 아예 없고, 2루타 1개가 장타의 전부다. 그러나 32타수 13안타를 때렸다. 타율 0.406이다. 김태균보다 뜨거운 한화 타자는 없다.
김태균은 2003년 31개의 홈런을 시작으로 지난해 10개까지 무려 14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선수다. 또 2003년부터 2017년까지 13년 연속 4할 출루율을 기록한 위대한 선수다.
그리고 통산 2083안타와 304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통산 타율 0.325로 역대 2위를 기록 중이다.
나이가 들면 장타력이 떨어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러나 김태균은 장타 대신 정교한 타격으로 일정정도 커버하고 있다.올해 득점권 타율과 장타력이 조금 떨어진다는 이유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는 것은 한화에겐 큰 손해다. 김태균만이 아니다. 리빌딩을 명분으로 베테랑들을 선발에서 제외시키고 있는 한화의 운영 방식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