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하굿둑이 완전개방을 앞두고 염분피해 등을 조사하기 위해 준공 32년 만에 시범 개방됐다.
부산시와 환경부·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는 6일 오후 10시41분부터 38분 동안 낙동강 하굿둑 좌안 수문 10기 가운데 8번 수문 1기를 시범 개방했다고 밝혔다.
이후 시와 환경부는 7일 오전 1시부터 하굿둑 하류로 방류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낙동강 하구 기수역(바닷물과 민물이 섞여 독특한 생태 지형을 이루는 곳)의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한 첫 실증 실험이 이날 밀물 때 시행된 것이다.
시와 환경부 등은 수문 개방으로 얼마나 많은 바닷물이 어디까지 유입되는지 측정하는 등 하굿둑개방 후 자연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분석 작업을 본격화한다.
이날 수문은 낙동강 하굿둑 하류에 밀물로 밀려든 바닷물 수위가 하굿둑 상류의 담수 수위보다 약 9㎝가량 높아진 오후 11시41분부터 수문을 개방하기 시작해 19분만 완전 개방한 뒤 다시 19분간에 걸쳐 수문을 닫았다.
시와 환경부 등은 이날 바닷물 50만t가량이 낙동강 하류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하굿둑 상류 3㎞이내 지역까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했다.
시와 환경부 등은 오는 7~8월 2차 시험개방을 비롯해 내년 말까지 연구 용역을 하면서 실증 실험을 세 차례 정도 더 진행해 기수역 생태계 복원 가능성을 살필 예정이다.
아울러 이들 시험 개방을 거쳐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한 뒤 이를 결과를 바탕으로 하굿둑 수문 완전개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한편 낙동강 하굿둑 개방을 두고 환경단체와 농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낙동강하구 기수 생태계 복원 협의회’ 등 60여 개 환경·시민단체는 하굿둑 인근에서 ‘시민 선언’을 발표하며 개방을 환영했다.
반면 전국농업경영인연합회 강서지부 등 농민들은 “농지로 염분이 침투하면 농사를 망칠 수 있다”며 하굿둑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여는 등 강력 반발했다.
부산 사하구와 강서구를 있는 낙동강 하굿둑은 길이 2400m, 높이 18.7m 콘크리트 중력댐으로 1983년 9월 착공해 1987년 11월 준공됐다. 유역면적은 2만3560㎢, 총 저수량은 500만t, 용수공급량은 6억4800만t이다. 둑의 상부는 자동차 전용도로로 이용되고 있다.
하굿둑은 그동안 바닷물의 역류현상을 막아 낙동강의 하류지역과 부산시민의 식수를 비롯한 생활용수와 농업용수, 울산시와 경남 창원시·김해시 등 공단에 공업용수를 제공하고 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