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행동해서 미안해” 고유정, 전 남편 폰으로 가짜 문자 보냈다

입력 2019-06-06 17:30
살인 및 사체유기 등의 혐의를 받는 고모(36·여)씨가 4일 오전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동부경찰서 유치장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손수호 변호사가 고유정이 살해 후 유기한 전 남편 사체를 찾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손 변호사는 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고유정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풀리지 않고 있는 여러 의혹을 짚었다.

손 변호사는 수사 당국이 사체를 찾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고유정이 전 남편을 살해하는 과정에서 손에 약간 벤 상처를 입은 것 외에 특별한 상처가 없다는 사실이 의문”이라며 “약을 먹여서 범행을 했을 수 있다. 하지만 사체를 일부라도 발견해야 약물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그래야 고유정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하고 범행의 전모를 밝힐 수 있다”고 말했다.

손 변호사는 또 고유정이 공범과 함께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고유정의 진술대로 혼자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단독 범행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정황이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굉장히 잔혹하고 체계적으로 범행이 실행됐다. 또 고유정의 체격을 봤을 때 건장한 남성을 혼자 살해해서 사체를 무참히 훼손하고 시신을 옮길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범행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준 사람에 대한 가능성을 배제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손 변호사는 “고유정이 살해한 전 남편의 휴대전화로 자신에게 ‘내가 그런 행동을 해서 미안하다’는 문자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며 계획범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고유정이 전 남편을 만나기 전 이미 흉기, 톱, 수십 장의 종량제 쓰레기봉투 등을 구입해 차량에 실어놓은 사실도 확인됐다. 고유정의 휴대전화와 컴퓨터를 압수해보니 살해도구나 니코틴 치사량 등 단어를 검색한 흔적이 발견됐다”며 “사전에 살해부터 사체 훼손과 유기를 종합적으로 계획한 것으로 볼 정황이 굉장히 짙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고씨는 전 남편의 위협에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준규 인턴기자